지인 차를 몰래 운전하다 ‘음주사고’...대법원이 차주에게 내린 판결
||2024.06.24
||2024.06.24
지인이 자신의 차를 몰래 운전하다가 사고를 낸 경우라도 운행자 책임이 인정될 시 차량 소유주가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지난달 30일 보험회사가 차량 소유주 A 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단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 씨는 2019년 10월 게임 동호회에서 만난 지인 B 씨의 집 인근에 자신의 소유 자동차를 주차하고 B 씨와 만났다. 이들은 근처 술집에서 술을 마신 뒤 B 씨의 집에서 함께 잠들었다.
그런데 다음 날 오전 먼저 잠에서 깬 B 씨가 A 씨의 허락 없이 자동차 열쇠를 가져가 술에 취한 채 운전을 하다가 지나가던 행인을 쳐 전치 14주의 상해를 입혔다. 보험회사는 사고 피해자에게 보험금 1억 4000여만원을 지급하고 A·B 씨에게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A 씨의 책임을 인정해 두 사람이 공동으로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B 씨는 판결을 받아들였으나 소송 사실을 모르고 있던 A 씨는 뒤늦게 1심 결과를 알고 항소했다.
A 씨는 항소심에서 "사고 당시 차량 운행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2심은 A 씨의 주장을 받아들여 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대법원은 "차 열쇠의 보관과 관리 상태, 무단운전에 이르게 된 경위, 소유자와 운전자의 인적 관계, 무단운전 이후 사후 승낙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A 씨가 운행자 책임을 완전히 상실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A 씨가 사건 발생 후 상당 기간이 지나서야 B 씨를 절도, 자동차 등 불법 사용 혐의로 고소한 점도 고려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비록 제3자가 무단으로 자동차를 운전하다 사고를 내더라도 소유주가 운행지배와 운행 이익을 완전히 상실했다고 보기 어려울 경우 운행자 책임을 져야 한다.
대법원은 "만약 이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다면 B 씨의 무단 운행에 대해 A 씨가 사후에 승낙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A 씨가 운행지배와 운행이익을 완전히 상실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스타를 위해 투표하세요! 스타의 이름으로 기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