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장기이용 혜택 확대…소비자 "차라리 요금 내려라"
||2024.07.04
||2024.07.04
이동통신 3사가 최근 잇따라 장기이용 고객 혜택을 확대하고 있다. '다 잡은 물고기' 취급한다는 비판을 의식한 행보지만, 여전히 "요금할인이라는 더 좋은 방법을 두고 생색내기용이다"는 소비자 불만을 지우지 못하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는 장기이용 고객 혜택을 늘리거나 늘릴 예정이다.
KT는 8월 1일부터 장기고객에게 티빙 및 지니뮤직 등 자사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구독 3000원 할인 혜택과 로밍 3000원 할인, KT 멤버십 포인트 1만점 제공, 전화 이용이 많은 고객을 위한 V컬러링을 제공하기로 했다.
장기 고객만을 위한 고객초청 이벤트도 새롭게 선보인다. KT 위즈 스포츠 경기 초청 및 키즈랜드 전용 캠핑장, 영화 시사회, 외식 메뉴 제공 등 일상생활에서 즐길 수 있는 장기 고객만을 위한 혜택도 선보일 예정이다. 기존에 5G·LTE 데이터 2GB, 통화 100분, 밀리의 서재 1개월 이용권, 블라이스 셀렉트 1개월 이용권뿐이었던 장기혜택도 대폭 확대된다.
LG유플러스도 7월 1일부터 장기고객에 '피싱∙해킹 안심서비스(보험)'를 제공한다. KB손해보험과 함께 제공하는 피싱∙해킹 안심서비스는 피싱(Phishing), 해킹(Hacking), 스미싱(Smishing), 파밍(Pharming) 등 금융 범죄에 따른 고객 피해 발생 시 1인당 최대 300만원을 보상해주는 서비스다. 1회 신청 시 4개월간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이와 함께 장기고객에게 '듀얼넘버(월 3300원)' 혜택도 연 4회 제공한다. 듀얼넘버는 하나의 휴대폰으로 두 개 번호를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그간 LG유플러스는 2년 이상 장기고객에게 2GB 데이터 무료쿠폰·V컬러링 각각 4장, 4년 이상 장기고객에게 2GB 데이터 무료쿠폰·V컬러링 각각 6장을 줬다. 다만 크게 쓸모가 없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SK텔레콤은 올해 1월부터 가입연수 5년 이상일 때 가입한 달에 가입 기간(연수)만큼 데이터를 추가로 주는 장기 우수 고객 혜택 프로그램 '스페셜 T'를 시작했다. 가입 연수 5년 이상일 때 데이터 5GB, 6년 이상이면 6GB, 7년 이상이면 7GB의 데이터를 준다. 가입 기간이 30년 이상이면 가입 연수와 상관없이 데이터 30GB를 제공한다.
원래 SK텔레콤은 장기고객에게 기본 제공 데이터를 2배 리필할 수 있는 무료 쿠폰을 제공해왔다. 2년 이상 시 4장, 3년 이상 시 5장, 4년 이상 시 6장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장기고객 혜택이 적다는 불만이 매스컴에서도 제기되는 등 고객 불만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업계 생각과 달리 이번 장기고객 확대에도 여론은 싸늘하다. 주요 포털사이트 등에서는 "이미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쓰는데도 이통사에서 데이터를 장기고객 할인 혜택이라고 주더라", "차라리 요금을 내려라", "소비자에게 현실성 있는 방법은 요금 할인이다" 등의 소비자 차가운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
김광연 기자 fun3503@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