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vs 스테이지엑스 법정 가면 ‘4이통 새판짜기’ 더뎌진다
||2024.07.11
||2024.07.11
'제4이동통신사' 후보 자격을 박탈당할 위기에 놓인 스테이지엑스의 청문 절차가 예상보다 시간이 더 걸리고 있다. 스테이지엑스 측이 다시 후보 자격을 획득할 가능성은 극히 적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결국 향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스테이지엑스 간 법정 공방이 이어질 가능성이 큰 데 이 경우 정부의 '제4이통사 새 판짜기' 작업은 속도를 잃게 될 전망이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과기정통부는 여전히 스테이지엑스 청문에 대한 청문 주재자의 최종 의견이 담긴 조서를 기다리고 있다. 앞서 과기정통부는 최종 취소 처분을 내리기 전에 6월 27일 청문을 열고 스테이지엑스 입장 등을 청취했다.
애초 7월 초면 최종 조서가 전달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그 시기를 넘었다. 과기정통부는 조만간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봤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주재자가 청문 조서를 쓰면 양측이 이를 열람하는 시간을 거치게 된다"며 "조만간 조서 열람이 이어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통신업계는 이번 청문 결과로 스테이지엑스가 다시 후보 자격을 따내지는 못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청문에서 다시 기회를 줄 것 같았다면 지금까지 상황이 흘러가지도 않았을 것이다"고 말했다. 업계 다른 관계자도 "주파수가 다시 할당되긴 어렵다"고 잘라 말했다.
업계 관측처럼 스테이지엑스가 최종적으로 후보 자격을 박탈당하면 상황은 복잡해진다. 이미 스테이지엑스는 청문 결과 할당대상법인 선정이 취소될 경우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 행정처분 취소소송 등 법이 허락하는 모든 권리를 행사해 법적 지위를 회복하겠다는 입장이다.
스테이지엑스 관계자는 "앞서 밝힌 대로 법적 지위를 회복하겠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은 '과기정통부 취소 처분이 잘못됐으니 이에 대한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의미다. 스테이지엑스의 집행정지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과기정통부의 취소 처분 효력이 일시적으로 중단된다.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아도 스테이지엑스는 행정법원에 행정처분 취소소송 등을 추가로 제기할 가능성이 높다.
집행정지 대리 경험이 많은 최진녕 변호사(법무법인 씨케이)는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은 보통 본안 소송 때까지 효력을 정지해달라고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며 "본안 소송의 경우 장기화하면 2~3년도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법정 싸움이 장기화하면 앞으로 제4이통 연구반을 가동해 정비할 부분은 정비하겠다는 과기정통부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제4이통사 사업에 대한 깊은 고민과 분석보다는 당장 눈앞에 놓인 스테이지엑스와의 소송 준비에 매몰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또 소송 승패 여부가 향후 새 제4이통사 사업 진행에 일부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향후 소송 가능성에 대해 "그간 스테이지엑스 후보 자격 취소 처분 관련해 (설명)해 오던 게 있기 때문에 이에 맞게 준비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