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품달 작가’가 가스라이팅"…지인 7개월 섬 감금, 수억 뜯은 사칭범
||2024.07.18
||2024.07.18
(서울=뉴스1) 김학진 기자 =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드라마 MBC '해를품은 달'의 작가 사칭범에게 속아 수억 원을 날린 피해자의 사연이 공개됐다.
지난 17일 방송된 티캐스트 E채널 '한끗차이'에서는 자발적으로 섬에 갇혀 7개월 동안 전 재산을 사기당한 한 여성이 사연이 전해졌다. 이날 사건의 피해자인 소영 씨는 화면에 직접 등장해 자신이 겪은 일의 전말을 생생하게 증언했다.
소영 씨는 SNS를 통해 친해진 언니와 함께 강아지 여행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제안받고 거제도로 내려갔다고 했다. 그러나 도착 후 촬영은 지연됐고, 해당 방송국 사장이라고 연락한 남성은 직접 소영 씨에게 연락을 해 함께 온 친한 언니가 사실은 대박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의 원작자라는 거짓 이야기를 전했다.
방송국 사장이라고 주장하는 그는 심지어 자신의 비자금 세탁을 위해 소영 씨의 친한 언니인 김 작가를 설득해달라고 부탁했다. 결국 소영 씨의 설득으로 사장이라는 사람의 비자금을 김 작가의 계좌에 맡아두게 됐다. 이때 비자금 유출을 막기 위해 계좌 인출을 막아두며, 소영 씨는 김 작가 계좌에 생긴 여러 자금 문제를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이후 소영 씨는 사장의 지시로 방송국 임원들의 선물을 마련하고, 친척들의 선물까지 장만하는 이상한 일에 휘말리게 됐다.
이런 일들을 상담한 무속인마저 소영 씨에게 새벽 4시마다 샤워를 하고, 종이 인형에 예쁜 옷을 입히고 목을 자르라는 둥 기이한 일을 시켰다.
박지선 교수는 "소영 씨는 거제도에서 아는 사람 없이 단절된 상황이었다. 객관적으로 상황을 볼 수 없게 차단되면 합리적인 판단이 어렵다. 가스라이팅의 필수 요소가 '고립'이다"라고 꼬집었다.
또 "소영 씨 사건에 등장하는 사장과 무속인이 시킨 일의 공통된 목적이 쉴 틈을 안 주는 것"이라며, "생각할 겨를 없이 무언가를 시켜서 고립만큼 심리 조작을 쉽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한끗차이' 제작진은 직접 출판사에 김 작가의 사진을 보내 그녀가 '해를 품은 달'의 원작자가 맞는지 물었고, 곧 아니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박지선 교수는 "이런 유형의 사건에서 가해자가 1인 2역, 1인 3역으로 상대의 심리를 조작하는 경우가 많다"라며 "모두 김 작가의 자작극일 가능성이 있다"라고 꼬집었다.
7개월 뒤에야 집으로 돌아온 소영 씨는 총 1억5000만 원이라는 거금을 날렸지만, 마지막까지 김 작가에서 속았다고 생각을 못 했다고 했다. 최근에서야 소영 씨는 변호사 상담에 나서며, 가해자의 엄벌과 피해 복구를 위한 절차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khj80@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