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렸다 OTT로 본다" 가속화...‘원더랜드’ 두달 만에 넷플 직행
||2024.07.23
||2024.07.23
배우 박보검과 수지, 탕웨이가 주연한 영화 '원더랜드'가 8월15일 넷플릭스를 통해 작품을 공개한다. 지난 6월5일 개봉 이후 두달 만이다.
최근 개봉한 신작 영화들이 넷플릭스 등 OTT 플랫폼 공개에 속도를 내면서 덩달아 '홀드백'(hold back)도 짧아지고 있다. 7, 8월 여름 휴가철은 극장가 뿐 아니라 OTT 시장에서도 성수기로 통하는 만큼 구독자의 관심을 유지하고 신규 가입자 유입을 위한 방편으로 최신 개봉 한국영화들을 경쟁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원더랜드' 뿐 아니라 지난 3월27일 개봉한 손석구 주연의 영화 '댓글부대' 역시 7월10일 넷플릭스에서 공개했고 현재 쿠팡플레이, 웨이브에서도 감상할 수 있다.
'댓글부대'는 개봉 이후 한달 반만인 5월8일 IPTV 및 VOD 서비스에 돌입했다. 그로부터 다시 두달 뒤에 OTT 플랫폼 가운데 가장 많은 구독자를 보유한 넷플릭스(6월 기준 국내 이용자 1096만명·모바일인덱스 집계)로 향했다. 개봉부터 넷플릭스 공개까지 3개월 반이 걸렸다.
'댓글부대'는 대기업에 신기술 납품을 준비하던 중소기업이 입은 부당한 피해를 탐사 보도한 신문사 기자(손석구)가 댓글과 온라인 커뮤니티를 이용해 여론을 조작하는 세력을 추적하는 이야기다. 장강명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안국진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특히 손석구의 첫 주연작으로도 관심을 모았다.
다만 영화는 손익분기점인 195만명에 한참 못 미치는 성적에 머물렀다. 극장 개봉으로 모은 관객은 97만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부가판권 시장에서의 수익으로 투자금 손해를 만회하기 위해 IPTV부터 넷플릭스 공개까지 빠르게 진행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원더랜드' 역시 극장 상영 당시 62만명을 동원, 손익분기점인 290만명에 턱없이 부족한 기록으로 아쉬움을 남긴 작품이다.
김태용 감독이 연출한 영화는 소중한 이들을 AI(인공지능)으로 만들어 재회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박보검과 수지, 정유미와 최우식, 탕웨이 그리고 탕준상 등 각각의 주인공들의 애틋한 사연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묶어 다양한 사랑의 이야기를 완성했다. 특히 한 편에 모으기 어려운 화려한 출연진을 갖췄지만 극장 개봉 당시 관객의 만족도가 나뉘면서 100만명도 모으지 못했다.
'댓글부대'와 '원더랜드'는 극장 상영으로 제작비를 회수하지 못한 한계 속에 IPTV와 OTT 공개를 빠르게 진행하면서 홀드백을 줄이는 반면 '파묘' 등 흥행작들은 보통 5개월에서 6개월 사이의 시간 차를 둔다.
지난 2월22일 개봉해 누적관객 1191만명을 동원한 장재현 감독의 '파묘'는 7월15일 넷플릭스에서 공개했다. 개봉부터 넷플릭스 공개까지 5개월이 걸렸다. 지난해 11월22일 개봉해 1312만명을 동원한 김성수 감독의 '서울의 봄'은 지난 5월10일 넷플릭스에 작품을 공개하기까지 6개월의 시차를 뒀다. 지난해 흥행에 성공한 '범죄도시3', '밀수'도 마찬가지다.
홀드백은 한편의 영화가 극장 개봉 이후 IPTV와 OTT를 거쳐 TV 채널로 순차 공개하는 각 유통과정에 걸리는 기간을 일컫는다.
영화가 극장 상영을 통해 손익분기점을 달성하지 못하는 등 손해를 입을 경우 IPTV나 OTT 플랫폼 공개를 통해 투자금 회수를 시도하는 건 지극히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다만 홀드백이 점차 짧아지면서 정작 극장을 찾는 관객들이 더 줄어들 수 있다는 위기감도 형성된다.
지난 2022년 8월 개봉한 김한민 감독의 영화 '한산: 용의 출현'이 개봉 한달만에 쿠팡플레이에서 독점 공개하는 등 개봉 신작이 OTT 공개로 직행하는 경우가 반복되면서 영화계 안팎에서는 일정 기간의 홀드백을 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하지만 화제성 높은 신작을 원하는 OTT 플랫폼들의 경쟁 속에 현실적인 대안은 마련되지 않고 있다.
문제 의식은 팽배하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와 영화진흥위원회는 홀드백 법제화 논의를 진행했지만 현재 구체적인 논의는 멈춘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 제작사와 극장, 그리고 OTT 플랫폼 간의 이해 관계가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흥행작 '파묘'부터 '원더랜드'까지 최신 영화들이 잇따라 넷플릭스 등 OTT 플랫폼에서 공개되면서 영화가 극장에서 개봉해도 '기다렸다가 OTT로 본다'는 분위기는 더욱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