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탈출 후 9년…메일 한통이 꿈을 이어준 유도 선수 [올림픽]
||2024.07.23
||2024.07.23
(서울=뉴스1) 서장원 기자 = 내전을 피해 고국을 탈출한 뒤 난민팀으로 '2024 파리 올림픽'에 출전하는 유도 선수가 화제다.
미국 CNN은 시리아 태생으로 우여곡절 끝에 올림픽 무대를 밟게 된 아드난 칸칸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출신인 칸칸은 2011년 처음 발발한 시리아 내전으로 인해 큰 고통을 받았다. 특히 내전 발생 2년 뒤인 2013년 가장 친한 친구를 잃으면서 전쟁에 대한 회의감을 강하게 느꼈다.
2015년 군대 징집 명령을 받은 칸칸은 시리아에서 탈출하기로 마음먹었다. 도보, 자동차, 트럭, 버스, 기차 등 여러 수단을 이용해 튀르키예 국경을 넘는 것까지는 성공했는데 신분증과 비자 서류가 없어 결국 헝가리 국경에서 체포됐다.
칸칸은 "내 인생은 단 몇 주 만에 바뀌었다. 모든 것을 가진 상태에서 아무것도 없는 상태로 전락했다. 소통할 방법도 없고 도움을 받을 방법도 없었다"며 막막했던 당시를 회상했다.
그렇게 3일 동안 구금된 후 독일 난민 캠프로 이동해 6개월간 갇혀있던 칸칸은 2016 리우 올림픽에서 난민 대표팀으로 출전한 시리아 출신의 수영 선수 유스라 마르디니를 보면서 올림픽 출전에 대한 꿈을 꾸게 됐다.
칸칸은 2020 도쿄 올림픽 출전을 위해 구슬땀을 쏟았지만, 또 좌절을 겪었다. 코로나가 전 세계를 휩쓸면서 국가 간 이동이 봉쇄됐고 칸칸의 꿈은 무산됐다. 그렇게 다시 4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칸칸의 올림픽 출전 꿈은 우연한 기회로 성사됐다. 훈련 자금을 얻기 위해 마리우스 비저 국제유도연맹(IJF) 회장에게 보낸 이메일 한통이 그를 올림픽 출전으로 이끌었다.
비저 회장은 칸칸의 사연을 접한 뒤 올림픽 출전을 위한 지원에 나섰고, 칸칸은 마침내 파리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하는 데 성공했다. 그는 12개 종목에 참가하는 37명의 난민팀 중 한 명으로 올림픽 무대를 누빈다.
100㎏ 이하급에서 경쟁하는 칸칸은 "메달 획득의 꿈을 갖고 있지만 파리에서 경쟁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하다"며 "나는 지금 기회가 있는 안전한 나라에 살고 있다. 이미 매일 금메달을 딴 것 같은 기분"이라고 감격해했다.
이어 "난민팀은 언어도 다르고, 민족도 다르고, 문화도 다르지만 모두 함께 경쟁하는 하나의 팀"이라면서 "함께라면 더 나아질 수 있고 위대한 일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세상에 알릴 수 있어 기쁘다"라고 강조했다.
superpower@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