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 떠나는 LG맨들…이해욱 회장 인사기조 바뀌나
||2024.07.23
||2024.07.23
서영재 DL이앤씨 대표가 취임 두 달 만에 사의를 표명하자 DL이앤씨 내부에서는 혼란이 커지는 모습이다. 특히 이해욱 DL그룹 회장이 기용한 LG출신 인사들이 연이어 대표 자리를 자진해 내려놨다는 점에서 내부 혼란은 가중되는 모양새다. 업계에선 이해욱 회장의 기존 인사 기조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보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서영재 DL이앤씨 대표가 일신상의 사유로 취임 두 달 만에 사의를 표명하고 출근하지 않고 있다. 서 대표의 사임 배경은 알려지지 않았다. DL이앤씨는 다음달 이사회를 열어 박상신 DL건설 대표를 신임대표로 선임할 예정이다. 박 대표는 DL이앤씨 대표직을 겸직한다.
서 대표의 사임은 연이은 LG출신 대표의 사임이라는 점에서 업계 관심을 끈다. 앞서 마창민 전 대표는 올해 4월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재선임된지 불과 11일만에 사의를 표명했다.
업계는 서영재 대표 사임을 계기로 이해욱 회장의 LG출신 기용 기조가 멈출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보고 있다.
이해욱 회장은 그간 LG전자 출신 비건설인을 DL이앤씨 등 DL그룹 주요 요직에 배치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첫 물꼬를 튼 인물은 남용 전 DL이앤씨 이사회 의장이다. 그는 과거 LG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직까지 올랐던 인물이다. 지난해까지 DL이앤씨 이사회 의장을 역임, 올해 정기주총을 마지막으로 의장직에서 물러났다.
배원복 현 대림 대표이사·부회장의 경우는 2014년 이해욱 회장이 남용 LG전자 부회장을 고문으로 영입했던 비슷한 시기에 함께 영입된 인물이다. 30년 간 LG전자 MC사업본부 마케팅센터장, 영업그룹장을 거친 LG맨이다.
배원복 부회장은 당시 DL이앤씨 경영지원본부장을 거쳐 2019년 10월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또 대림산업(현 DL이앤씨) 대표이사를 거쳐 DL그룹의 지주사 체제 전환 이후 2021년부터 지주회사 DL의 대표이사를 맡아 현재는 지배구조 최상단에 위치한 대림을 이끌고 있다.
배원복 대표 이후 LG출신 기용 기조는 더욱 두드러졌다. 배 대표 후임으로서 DL이앤씨 대표를 맡은 이는 마창민 전 대표다. 그는 LG전자 한국영업본부 한국모바일 그룹장을 거쳐 2020년부터 DL이앤씨 대표를 맡았다.
일리노이주립대학교 대학원 경영학 석사 출신인 마창민 전 대표는 LG전자에서 모바일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를 거쳤는데, 배원복 부회장도 모바일 사업부를 비슷하게 겪었다는 점에서 접점이 있다.
배 부회장이 LG전자 MC사업본부에서 마케팅센터장, 영업그룹장을 역임하던 당시 마 전 대표는 한국과 미국 마케팅을 담당했다. 두 사람은 2000년대 중반 LG전자 초콜릿폰, 프라다폰 기획과 마케팅을 함께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배 부회장이 전 직장 후배인 마 전 대표를 DL이앤씨 대표 자리까지 이끌어 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마 대표를 이은 이가 두 달 만에 사임한 서영재 대표다. 서 대표는 신사업 발굴 및 추진에 탁월한 전략통으로 알려졌다. 그는 마 전 대표와 같은 미국 일리노이주립대 경영학 석사 출신으로 DL이앤씨 대표로 오기 직전 LG전자 BS사업본부 IT사업부장(전무이사)을 역임했다. 서 대표 역시 2014년 모바일 담당 부서인 MC사업본부를 거쳤다는 점에서 마 전 대표와 접점이 있다.
마창민 전 대표와 서영재 대표가 사임하면서 DL이앤씨에 남은 LG출신의 대표급 인물은 배원복 대림 대표이사·부회장만 남았다. 이에 일각에서는 배 대표의 입지가 좁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DL이앤씨가 중대재해 리스크에 더해 주택사업 부진에 수주절벽에 직면하며 실적 악화를 겪고 있는 어려운 상황에서 배원복 대표와 인연이 있던 LG출신 대표들이 책임감없이 자리에서 물러났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배원복 대표는 이해욱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아 그룹 내에서 승승장구했다"며 "그러나 그와 인연이 있던 마창민ㆍ서영재 대표가 자진 사임하면서 배 대표의 입지가 좁아질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chosunbiz.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