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 시달리는 삼성전자 ‘가전’…LG 따라 구독 사업 시동
||2024.08.08
||2024.08.08
삼성전자의 가전 구독 사업 모델이 구체화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관련 인력 채용을 진행하는 등 시장 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LG전자가 구독서비스로 연매출 1조원의 성과를 올린 만큼 삼성전자도 구독 모델 도입을 통해 매출 확대를 노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구독 비즈니스 한국 총괄 경력직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지원접수는 19일까지다. 삼성전자는 구독사업 전반에 이해도가 높은 이와 구독 상품 운영 업무 경험 보유자를 지원 자격으로 제시했다. 수행업무는 ▲구독용 상품·패키지 기획 및 가격 전략 수립 ▲구독상품 매출 및 손익 관리 ▲시장 트렌드 기반 품목·경로별 판매 시나리오 수립 등이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구독 서비스 관련 경력직 채용에 나서면서 가전 구독 사업이 본격화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체된 가전 사업에서 돌파구를 찾기 위해 구독 모델 도입을 적극 추진 중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삼성전자 생활가전(DA) 사업부는 수요 둔화에 따라 부진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2분기 기준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와 DA 사업부의 총매출액은 14조4200억원, 영업이익은 4900억원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2% 증가했지만, 영업익은 33.8% 급감했다. 증권가에선 VD 사업부가 3000억원, DA 사업부가 2000억원의 영업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한다.
반면, 경쟁사인 LG전자는 같은 업황에도 호실적을 거뒀다. LG전자의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 사업부는 2분기 매출 8조842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0.6%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16.3% 증가한 6944억원으로 나타났다. 가전 구독 등 신규 사업 영역을 확대한 것이 주효했다.
LG전자는 2022년부터 구독 서비스를 대형 가전으로 확대 적용하며 수익성을 키웠다. 냉장고나 TV 등 기존 렌탈 업체가 제공하지 않았던 구독 서비스가 매출 증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이다. 관련해 LG전자 구독 가전 매출은 2021년 6400억원에서 2022년 7344억원으로 14.75% 뛰었다.
구독 서비스는 다양한 제품에 대해 월 사용료를 내고, 정기 세척이나 성능 점검 등 관리를 제공 받는다. 통상 가전 시장은 상반기가 성수기로, 하반기로 갈수록 수익성이 나빠지는 경향이 있는데, LG전자는 이같은 경향을 완화하기 위해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구독 사업을 도입했다.
삼성전자도 수익성 개선을 위해 구독 시장에 본격 진입하면 대상 품목은 냉장고와 세탁건조기, 에어컨 등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AI 가전의 장점과 삼성그룹 계열사 혜택을 연계한 서비스 등을 앞세워 시장을 공략할 전망이다. 더불어 전체 구독 시장 규모도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국내 렌털 가전 시장 규모가 2020년 40조원 수준에서 2025년 100조원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임성택 삼성전자 한국총괄 부사장은 4월 열린 비스포크 AI 가전 신제품 발표 행사 당시 “(가전 구독 서비스는) 이미 일정 부분 진행되고 있다”며 “AI가 접목된 새로운 경험, 세척 솔루션 등 고객에 맞춰 좀 더 발전된 구독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혜원 기자 sunon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