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할 맛 안 나네”… 중복되는 건설 안전점검, 현장에 지장 끼칠 수도
||2024.08.20
||2024.08.20
시사위크=이강우 기자 건설현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현장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건설현장 안전점검이 오히려 현장에서 불편함을 초래하고 업무를 가중시킨다는 주장이 나왔다. 현장을 둘러봐야 할 시간에 안전점검을 위한 서류작업, 공기 지연 등 여러 추가적인 업무가 계속해서 쌓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하 건산연)이 최근 브리핑 발표를 통해 공개한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의 건설현장 115곳은 지난 1년간 평균 8.3회의 안전점검을 받았으며, 22곳의 현장은 16회 이상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은 안전점검을 받은 현장은 1년간 31회에 달하는 안전점검을 받았다.
◇ ‘안전’ 위해 이뤄지는 안전점검… 오히려 피로도 높일 수도
건설현장의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시행되는 안전점검은 △정부 기관 △지자체 △발주처 등 여러 기관에서 중복으로 이뤄지고 있다.
점검을 시행하는 기관은 △국토관리청 △국토안전관리원 △지방고용청 △산업안전보건공단 △지자체 △발주처 △경찰청 △소방서 등이 있으며, 해당 기관에서 시행하는 점검은 △집중점검 △불시점검 △안전점검 △특별점검 △고강도점검 등이다.
해당 점검들은 ‘건설현장의 안전확보를 위함’이라는 이유가 무색하게 당초 목적과 달리, 과도한 자료 제출을 수반한 유사한 내용의 안전점검을 되풀이해 공사 관리의 문제로 작용하고 있다고 건산연 측은 전했다.
특히 해빙기·동절기 안전점검 등 일부 점검은 동일한 내용으로 복수의 기관이 각각 시행하고 있다고 건산연 측은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7월 건산연과 대한건설협회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전국 건설현장 115곳은 평균 8.3회의 안전점검을 받았다. 안전점검은 공사 규모를 따지지 않고 여러 번 실시됐다. 50억원 미만의 소규모 공사도 평균 5.4건의 점검을 받았기 때문이다.
안점점검이 복수적으로 이뤄지는 데 따른 문제점 중 하나는 바로 일부 공종 또는 전체 공사가 중지되거나 점검을 위한 대기시간이 길어져 △인력 △시간 △장비 임차비용의 손실이 수반된다는 점이다.
안전점검으로 인해 공사 중단이 이뤄지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안전점검 대응을 위한 문서 업무가 가중돼 안전관리 업무 수행에 지장이 있다는 게 건산연 측의 설명이다. 안전관리자를 선임해야 할 의무가 없는 50억원 미만 현장의 경우 현장대리인이 안전점검을 위한 서류 업무를 처리해야 해 현장관리에 차질이 있다고 추가로 언급했다.
◇ 안전점검 서류 최대 20여종… ‘동일한 점검’ 줄이고 통합·합동 점검 추진해야
건산연 측의 조사 결과, 안전점검 시 제출하는 서류는 현장에 따라 통상적으로 10종에서 20종이다. 많으면 50종까지도 늘어난다. 점검기관에서 요구하는 서류도 대부분 유사해 필요 이상으로 많은 자료를 요구하는 것으로 건산연 측은 판단했다.
이어 과도한 문서 요구는 피로감을 불러올 뿐만 아니라 실제 ‘현장’의 여건을 고려한 안전지도가 이뤄지는 게 아닌 ‘서류’ 중심의 형식적인 지도가 이뤄질 수 있다고 건산연 측은 꼬집었다.
이에 건산연 측은 “동일한 점검은 통합하고 합동점검을 추진하는 등 동일한 점검의 반복 시행을 줄여 점검으로 인한 부담을 경감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 △해빙기 △우기 △혹서기 △동절기에 실시하는 점검은 통합해 동일한 점검의 반복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실제 건산연 측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한 현장 중 71개(65.1%)는 기관별 안전점검 활동이 지나치게 중복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86개(80.7%)의 현장이 ‘합동점검반’ 구성등을 통해 안전점검 횟수 축소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이에 건산연 측은 기관별 요구 자료와 점검 사항이 유사한 실정을 고려할 때, 점검을 통합하고 기관별로 주안점을 살피는 것이 현장의 부담을 최소화하고 점검 효율성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브리핑을 작성한 박희대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현행 안전점검 운영은 현장 안전관리자에게 행정업무를 과다하게 부여해 서류작업에만 매달리게 하고 있어 실제 안전사고 예방 등 안전관리 업무 수행을 저해하고 있다”며 “안전점검의 내용 또한 서류 중심의 형식적 점검보단 현장 여건에 맞는 점검과 안전활동 지도, 개선방향 제시 등으로 전화할 수 있도록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