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조→100조원’ 삼성전자 ‘대형 빅딜’ 겨냥 실탄 확보
||2024.08.21
||2024.08.21
삼성전자의 현금 보유량이 100조원을 돌파했다. 올해 상반기 9조원 가량의 현금성 자산이 쌓이면서다. 반도체 업황 반등으로 실적이 좋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인수합병(M&A) 관련 조직을 신설한 데 이어 넉넉한 투자 실탄을 마련하고 있는 만큼 올해 M&A 시계가 다시 움직일지 주목된다.
20일 삼성전자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삼성전자의 현금 등 자산은 지난해 말(91조7718억원) 보다 9.8% 증가한 100조7657억원으로 집계됐다. 현금 등 자산은 현금 및 현금성 자산, 단기금융상품, 단기상각후원가금융자산 등을 말하는데, 삼성전자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49조8444억원, 단기금융상품은 50조9213억원이었다.
삼성전자의 현금이 넉넉해진 데는 반도체 사업을 중심으로 한 실적 호조 영향이 크다. 삼성전자의 반기 매출은 145조983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했는데, 부문별로 DS부문의 증가율이 가장 컸다.
DS부문은 전년 동기보다 81.6% 증가한 51조6938억원의 매출을 거뒀으며, DX부문은 3.4% 오른 89조3636억원을 기록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13조326억원, 하만은 6조8193억원을 기록했다.
업계에선 삼성전자의 하반기 실적 전망에 따라 현금성 자산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체 D램 매출의 50%를 차지하는 범용 D램의 가격 상승으로 D램 마진률이 상승하고 있는 데다 하반기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3E의 본격적인 양산이 예정됐기 때문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21% 증가한 27조4000억원으로 2021년 하반기(29조7000억원) 이후 3년 만에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분기별 영업이익은 각각 3분기 13조3000억원, 4분기 14조1000억원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의 현금 보유액이 늘어나면서 연내 대형 M&A가 단행될 지 여부도 관심이다. 삼성전자는 2016년 미국 전자장치업체 하만을 인수한 이후 현재까지 이렇다 할 대형 M&A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로봇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지분 투자하거나 AI 관련 글로벌 스타트업 인수 등 작은 규모로만 진행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말 미래사업기획단을 신설하고, 현금보유고를 탄탄하게 만든 점을 고려하면 M&A 추진 의지가 강한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신사업 발굴과 함께 유망 기업에 대한 M&A를 추진하기 위해 미래사업기획단을 발족했다. 단장에는 경계현 전 DS부문장을 임명했다.
삼성전자의 M&A 후보군으론 전장이나 로봇, 통신 분야가 거론된다. 특히 지난해 지분 14.99%를 확보하고, 향후 지분을 59.94%까지 확대할 수 있는 콜옵션(매수청구권) 계약을 맺은 레인로보틱스가 유력 후보로 꼽힌다.
독일 콘티넨탈의 전장사업 부문도 유력 후보 중 하나다. 삼성전자의 전장 자회사인 하만이 내부적으로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분야 등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콘티넨탈 전장사업 인수에 긍정적인 의견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반도체 부품 및 장비사나 AI 관련 기업이 M&A 대상으로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재계에선 이 회장이 최근 ‘파리 올림픽 비즈니스’를 마친 뒤 이례적으로 성과를 언급한 점도 주목하고 있다. 이 회장은 귀국 당시 “자세한 내용은 말씀드리기 힘들지만 많은 분과 (회동을) 했다”며 비즈니스 성과를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박혜원 기자 sunone@chosunbiz.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