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조 공제 혜택’ 소용없네…삼성전자 올해 법인세 5조원 넘길 듯
||2024.08.21
||2024.08.21
삼성전자가 지난해 적자 경영으로 쌓인 세액공제 혜택이 11조원이 넘는데도 올해 기준 5조원을 초과하는 법인세를 내야할 것으로 나타났다. 법인세 감면과 별개로 대기업에 적용되는 ‘최저한세’ 제도 때문이다. 재계에서는 이처럼 기업의 투자 동력을 떨어뜨리는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삼성전자가 공시한 2024년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이연법인세 자산(별도 재무제표 기준)은 11조811억원이다.
이연법인세 자산은 미래의 세금 혜택이다. 추후 법인세가 발생했을 때 이연법인세 자산 순액(자산-부채) 한도 내에서 공제를 받을 수 있다.
삼성전자는 2023년 실적을 기준으로 하는 법인세를 2024년 3월에 납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자회사를 포함한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지난해 6조5670억원이었지만, 해외 현지 법인이나 자회사 등을 제외한 별도 기준 영업실적은 11조5263억원 적자여서다. 법인세는 회사가 이익을 냈을 때 내는 세금으로 적자를 본 기업은 내지 않는다. 삼성전자가 법인세를 내지 않은 것은 1972년 이후 52년 만이다.
하지만 쌓아둔 이연법인세 자산 순액을 토대로 삼성전자의 2년 연속 법인세 ‘납부액 0원의 기적’은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다. 세액공제 혜택을 받더라도 반드시 내야하는 최소한의 세금 수준인 최저한세가 과세표준 1000억원 초과 대기업(17%)에 적용되기 때문이다.
제도에 따르면 최저한세는 ‘최저한세 적용대상 공제감면 전 과세표준’에 최저한세율(17%)을 곱해 나온 금액에 가산세를 더한 금액을 산출한다. 삼성전자가 이연법인세 자산 순액을 활용해 ‘최저한세 적용대상 공제감면 후 세액’이 0원이 나오더라도 최저한세 만큼의 법인세는 내야한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25조3193억원의 별도 영업이익을 올린 2022년 당시 4조2731억원의 법인세를 납부한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의 2024년 별도 영업이익은 2022년보다는 더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이를 근거로 추산하면 2024년 법인세로 5조원 이상을 낼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지난해 4조6700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SK하이닉스도 2023년 법인세를 내지 않았다. 하지만 SK하이닉스 역시 이연법인세 자산 순액이 쌓인 것과 별개로 수조원의 법인세를 내년에 내야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서는 세 감면에 따른 결정세액보다 더 많은 금액을 납부해야 하는 최저한세가 기업의 투자 여력이 줄어드는 결과로 이어진다며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최저한세를 전면 폐지하거나 적어도 초기 투자 비용 부담이 큰 반도체·배터리 등 국가전략기술에 대한 세액공제는 최저한세 적용을 면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재계 관계자는 “최저한세 폐지가 어렵다면 글로벌 기준(15%)에 맞춰 하향 조정할 필요성이 제기된다”며 “이를 통해 반도체·배터리 등의 투자 여력을 강화하고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