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현지시각) 콩고민주공화국(DRC) 동부 무니기의 한 병원에서 엠폭스(MPOX·구 원숭이두창)에 걸린 어린이가 치료를 받으며 울고 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이기봉 기자 | 현재 아프리카에서 해외로 빠르게 번지고 있는 변종 엠폭스(MPOX·원숭이 두창) 바이러스와 별개로 기존 엠폭스 바이러스도 유럽에서 매달 약 100건 발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타릭 자사레비치 세계보건기구(WHO) 대변인은 21일(현지시간) UN 제네바사무소에서 “전문가들이 많은 내용을 파악하고 있는 엠폭스 하위계통 2형(clade 2)이 유럽에서 지금도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사레비치 대변인은 이어 “하위계통 2형의 엠폭스는 유럽에서 매달 100건 정도 발병 사례가 나온다”며 “유럽에서 질병 통제의 마지막 단계를 완성하지 못한 것(failed to go the last mile)”이라고 지적했다.
아프리카 풍토병인 엠폭스는 바이러스 감염에 따른 급성 발열 발진성 질환으로 지난 2022년 5월 미국, 유럽 등에서 확산세를 보이자 WHO가 최고 수준의 보건 경계 태세인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언한 바 있다.
이후 엠폭스 확산세가 줄어들면서 지난해 5월 PHEIC가 해제됐으나, 같은 해 9월부터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새로운 변종 엠폭스(하위계통 1b형)가 발병하고 주변 국가로 번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WHO는 PHEIC 발령 해제 15개월 만에 다시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언했으며 치명률이 상대적으로 더 높고 전파 속도가 빠른 변종 엠폭스에 대해선 전문가들의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하위계통 2형에 대해선 질병 속성을 파악한 상태임에도 이를 근절하지 못한 점이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자사레비치 대변인은 “감염자와 그 접촉자에 대한 추적조사, 적극적인 의료 개입 등으로 하위계통 2형을 적절하게 통제할 수 있었지만 완전히 차단하진 못했다”며 “하위계통 1b형의 등장을 계기로 경각심을 갖고 하위계통 2형에도 대처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유럽은 하위계통 2형에 대한 감시와 진단을 강화할 수 있어야 한다”며 “각국 정부는 낙인찍기나 차별이 아닌 과학에 근거한 의료적 조언을 제공해야 하고 필요한 사람들에게 백신과 항바이러스제를 제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WHO는 엠폭스로 인해 코로나19와 같은 팬데믹 현상까지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WHO 유럽 지역국장인 한스 클루게 박사는 지난 20일 “엠폭스가 새로운 코로나가 아니다”(MPOX is not the new COVID)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엠폭스의 일반인에 대한 위험도는 낮다”며 “새로운 변종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함께 맞서 싸울 수 있고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클루게 박사는 지난 2022년 유럽에서 남성 동성애자와 그 지역 사회에 대한 적극적인 개입을 통해 엠폭스 유행 확산을 차단했다며 이런 이유로 WHO가 유럽 지역에 봉쇄령을 내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한편, 아프리카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1주일간 1200건을 포함해 올해 들어 1만8737건의 엠폭스 1b형 확진·의심 사례가 보고됐다.
이에 아프리카 CDC는 1000만회분의 엠폭스 백신을 확보해 다음 주부터 콩고민주공화국과 나이지리아 등에서 백신 접종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