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리밸런싱 첫발’ 이노-E&S 합병…2가지 시너지 효과 주목
||2024.08.28
||2024.08.28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그룹 리밸런싱(재구조화) 차원에서 추진한 ‘SK이노베이션-SK E&S 합병’ 작업이 임시 주주총회라는 9부 능선을 넘었다. 이로써 자산 약 105조원 규모의 아시아 최대 에너지 기업이 탄생할 수 있는 기반은 모두 마련한 셈이다.
통합 SK이노베이션은 합병 시너지를 통해 AI 에너지솔루션 제공 사업자로서 새롭게 도약하는 동시에 적자에 빠진 배터리 사업 반등에 힘을 실어준다는 목표다.
SK이노베이션-SK E&S 합병안, 찬성률 85.75%
27일 SK이노베이션은 임시 주주총회을 개최하고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에 관한 찬반 투표를 진행했다. 그 결과 참석 주주 85.75%가 찬성표를 던지면서 합병안은 최종 승인됐다. 총 6054만5188표 가운데 찬성은 5191만9252표, 반대는 824만4400표(13.61%), 기권 38만1536표(0.63%)로 집계됐다.
합병건은 주주총회 특별 결의 사항으로 참석 주주 3분의 2 이상, 발행 주식수 3분의 1 이상이 찬성하면 승인되는데, 이를 훨씬 넘어 대다수 주주가 합병안에 참석한 셈이다. 특히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기관인 ISS와 글래스루이스가 이번 합병안 찬성을 권고하면서 참석한 외국인 주주들의 95%가 합병안에 찬성했다.
이번 합병은 SK그룹의 사업 리밸런싱 차원에서 진행됐다. 불확실한 대내외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미래 에너지 사업에서의 확고한 성장 기반을 다지기 위해 에너지 중간 지주사인 SK이노베이션과 ‘알짜’ 비상장사인 SK E&S 합병을 추진한 것이다.
지난해 사업보고서 기준 1조3317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SK E&S는 주력인 수소사업을 토대로 통합 SK이노베이션의 든든한 자금줄 역할을 할 전망이다.
‘재무리스크 완화’…통합 SK이노베이션 시너지 효과
통합 SK이노베이션 출범을 통해 기대되는 효과는 크게 두 가지다. 안정적 재무구조 확보와 SK온의 배터리 사업 경쟁력 강화다.
SK온 지원을 위해 재무부담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SK E&S가 보유한 현금창출력은 에너지 사업 전체의 재무건전성 확보에 도움이 된다. SK이노베이션의 연결 기준 부채총액은 SK온이 출범한 2021년 29조9242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53조2883억원으로 1.78배 가량 증가했으며, 부채비율은 상반기 기준 161%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는 SK E&S와의 합병이 성사되면 수익성이 개선돼 부채비율 등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은 석유사업과 배터리사업에 더해 SK E&S의 LNG 재생에너지 사업 등이 결합되며 에너지 포트폴리오 경쟁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최태원 회장은 AI 산업에서 에너지솔루션 사업의 중요성에 대해 여러차례 강조해왔는데, 이번 합병을 통해 SK이노베이션은 전기화 사업 밸류체인 전반을 아우르게 된다.
회사는 이로 인한 시너지 효과만 2030년 기준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2조2000억원 이상을 예상하고 있으며, 전체 EBITDA는 20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배터리 사업에도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배터리 후발주자로 시장에 뛰어든 SK온은 실적 부진을 겪으며 매분기 수천억원대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경쟁력 유지를 위해선 투자금 지원이 필요한데 이를 통합 SK이노베이션이 보완해줄 것으로 보인다.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임시주총에서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는 SK E&S가 들어오면 배터리 사업이 캐즘에 있더라도 중간에서 시너지를 내며 이익 기반과 새로운 성장을 만들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11월 합병 법인 탄생…남은 과제는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법인은 11월 1일 공식 출범한다. 다만, 양사 합병에 있어 ‘주식매수청구권’은 변수다. 합병에 반대한 주주들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데, 이 규모에 따라 합병이 무산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주식매수청구권 규모가 8000억원 이상이면 계약 해제나 변경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만약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전량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 SK 측은 6817억원을 매수해야 한다. 여기에 일반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를 고려하면 금액이 8000억원을 넘길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업계에선 주총에서 확인된 찬성률과 현재 주가 흐름 등을 감안하면 합병 무산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SK이노베이션도 추가 비용이 발생하더라도 이를 감당할 여력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박 사장은 “주식매수청구권 규모가 지나치게 많으면 고민이 되긴 하겠지만, 회사 내부에서 보유한 현금이 1조4000억원 이상이라 감당 못할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박혜원 기자 sunone@chosunbiz.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