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직구 산업 가능성 충분한데 K커머스만 ‘머뭇’
||2024.08.28
||2024.08.28
국내 역직구 산업 잠재 가치를 알아본 해외 이커머스 업체들은 사업 확장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반면, 국내 업체들은 수익성 등의 이유로 머뭇거리고 있다. 향후 역직구 산업이 성장할 경우 해외 이커머스에게 경쟁력이 뒤처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역직구는 대한민국에서 생산된 상품을 전자상거래를 통해 해외로 판매하는 사업을 말한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가 26일 발간한 '2024 유통물류 통계집'에 따르면 해외 역직구는 2014년 7000억원에서 2019년 6조원 규모까지 성장했으나 이후 성장세가 꺾이면서 2023년 1조7000억원까지 감소했다.
역직구 부진은 중국의 한한령과 궈차오(애국소비)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체 역직구에서 중국의 비중은 2014년 46.9%에서 2019년 86.3%까지 증가했다가 2023년 62.2% 수준으로 줄었다.
다만 역직구 산업은 지금의 저점을 지나 향후 상승세로 전환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한류 열풍에 힘입어 미국, 유럽 등 비중국 국가 대상 역직구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의 궈차오 기조 역시 국내 제품 경쟁력으로 돌파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국내 화장품의 경우 중국 내 저가 제품군과 차별화된 고급화 전략으로 중국 내 수요가 높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중국에 판매 중인 ‘더후’ 제품군의 경우 한 자릿수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도 역직구 산업 증진에 적극적이다. 관세청은 지난 22일 전자상거래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통관과 세정을 지원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간이수출신고 금액 기준을 상향하고 주문자가 동일할 경우 판매자 물품을 하나로 묶어 물류비를 절감하는 등이 골자다.
이러한 상황 속에 국내에 진출한 해외 이커머스들은 최근 국내 판매자(K셀러) 모집과 한국 상품관 기획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 전자상거래 기업 이베이는 오는 9월 4일 K셀러 모집을 위한 웨비나를 개최할 예정이다. 국내 제품 역직구 사업 잠재력을 보고 사업 확장을 가속화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이베이의 한국 판매자 해외판매 올해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화장품 제품군이 220%, 자동화 장비 및 제어 시스템이 62% 성장했다.
중국 알리바바닷컴은 이달 8일부터 K셀러 전용 플랫폼인 ‘한국 파빌리온’을 운영 중이다. 알리익스프레스 내 한국 상품관인 K-베뉴는 당초 9월까지였던 입점사 수수료 면제 정책을 올 연말까지 확장하기로 했다.
국내 업체의 경우 역직구 사업을 하는 곳은 사실상 지마켓과 CJ올리브영이 유일하다. 쿠팡도 2022년부터 역직구 사업을 시작했지만 대만에서만 운영되고 있다.
역직구 사업을 도리어 접은 사례도 있다. 큐텐은 올해 5월 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 ‘위시플러스’를 론칭했으나 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 이후 운영을 중단했다. 11번가도 작년 7월 역직구 사업을 종료했다. 한 국내 이커머스 관계자는 역직구 사업에 대해 “비용 효율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국내 판매자 입장에서는 국내보다 해외 이커머스에서 수출 사업을 하는 것이 선택권 더 넓은 상황이다. 특히 잠재 가치가 높은 중국 시장 수출은 현지 물류 인프라 등으로 유리한 중국 이커머스 기업에 밀릴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중국 시장을 국내 이커머스가 공략하는 것이 어렵겠지만 인구도 많고 근접한 시장을 포기하는 것은 정답이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홍찬 기자 hongchan@chosunbiz.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