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 문제로 ‘윤-한 갈등’ 재부상
||2024.08.28
||2024.08.28
시사위크=손지연 기자 의정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중재안을 제시하고 나서면서 ‘윤-한(윤석열-한동훈)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28일 대통령실이 “한 대표의 의견과 무관하게 의료개혁에 대한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밝히면서다. 이를 두고 한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의 입장차를 명확히 하며 미래 권력으로서 ‘차별화’ 전략을 펼치는 게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 한동훈, ‘의정 갈등’ 중재역 강조
정부와 의료계가 ‘의대 증원’ 문제를 두고 반년 넘게 평행선을 달리는 상황에서 한 대표가 지난 20일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대위원장과 비공개 면담을 가졌다. 한 대표가 직접 ‘의정 갈등’의 중재역할을 하는 모습이다.
박 비대위원장은 지난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비공개로 상호 합의된 만남을 일방적으로 언론에 흘려 다소 유감”이라면서도 “국민의힘 측에서 일부러 공개한 건 결국 한 대표의 결심과 의지의 표명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한 대표와 여당은 복잡한 이 사태의 본질을 세심히 살펴, 윤 대통령과 국민을 설득해 주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4월 윤 대통령과 박 비대위원장은 한 차례 만남을 가졌지만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하면서 의정 갈등 사태는 지속되어 왔다.
같은 날 고위당정협의회에서 한 대표는 대통령실에 ‘2026년 의대 증원은 보류하자’고 제안했지만 대통령실에선 이를 거부했다고 전해졌다. 또 2026년 의대 정원은 협상 대상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한 대표는 지난 26일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의대 증원 과정에서 생기는 여러 우려에 대해 정부가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며 의정 갈등 중재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급기야 한 대표는 전날(27일)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의 대안을 언급하며 당정 간 이견을 직접 드러냈다. 그는 “2025년에는 입시요강으로 발표된 증원을 시행하되, 2026년에는 증원분까지 합한 7,500명을 한 학년에서 교육해야 하는 무리한 상황을 감안하여 증원을 1년간 유예하는 것을 대안으로 제시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더 좋은 대안이 있으면 더 좋겠다”며 “국민 건강에 대해 큰 책임감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실은 이날 30일로 예정된 윤 대통령과 한 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와의 만찬 회동을 다음 달 추석 연휴 이후로 연기하겠다고 발표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갈등 해석을 경계했지만 정치권에선 ‘의대 증원’ 문제로 당정간 이견이 수면위로 떠오른 상황에서 당정 화합을 위한 회동이 취소된 데 대해 ‘윤-한 갈등’이 가시화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미 한 대표는 취임 후 윤 대통령의 광복절 특별사면에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복권’을 두고 이견을 내비친 바 있다. 당시 대통령실에 반대 의사를 전했지만 수용되지 않았다. 이에 한 대표는 직접 발언을 삼가했지만, 친한(친한동훈)계 인사들은 한 대표의 입장을 대변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번 사안은 한 대표가 직접 스피커로 나서며 더 적극적으로 윤 대통령과 ‘차별화’에 나서는 모양새다. 한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당 의원들과 만난 뒤 기자들이 ‘의정 갈등이 당정 갈등이 되고 있다’는 질문에 “당이 민심을 전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이어 “국가의 임무는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는 게 최우선”이라며 “거기에 대한 논의, 어떤 게 정답인지만 생각하시면 될 것 같다”고 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이날 「시사위크」와 만나 “어떤 지점에서 유예안을 낸 것인지 일부 공감하는 부분이 있지만 ‘중재안’을 통해 윤 정부의 의료 개혁의 공을 본인이 가져가려는 모양새”라며 “대통령실에서도 한 대표가 왜 이런 목소리를 내는지 다 알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낮은 상황에서 나서서 여당 대표가 정부와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이 맞는지 모르겠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