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에너지 중심으로 성장하는 유럽 건설시장… 한국에 기회 있을까
||2024.08.29
||2024.08.29
시사위크=이강우 기자 유럽의 건설시장이 친환경 인프라·에너지 효율화를 위주로 성장하고 있다. 이어 세계 건설시장 규모의 4분의 1에 달하는 초대형 시장에서 한국 건설기업의 역할 또한 커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해외건설협회(이하 해건협)가 최근 발표한 리포트에 따르면 올해 유럽 건설시장 규모는 3조5,060달러(약 4,680조8,606억원)로 세계 건설시장 규모의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으며, 앞으로 더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 유럽 건설시장, 규모 크고 비전 있어
해건협에 따르면 한국의 건설기업은 유럽 지역에서 그 영향력을 더 키워나가는 추세다.
한국 건설기업의 유럽 지역 수주액 현황을 살펴보면, 최근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간 수주액은 142억8,000만달러(약 19조366억원)로 집계돼 전체 해외 수주액의 9.4%를 차지했다. 이는 전 세계 6개 지역 중 △아시아(34.2%) △중동(32.6%) △북미·태평양(13.1%)에 이은 4위에 해당한다. 지난 2014년부터 2018년까지의 5년 수주액이 125억1,000만달러(약 16조6,733억원), 점유율 6.2%였던 것과 비교하면 최근 5년간 점유율은 3.2% 상승한 것이다.
이 같은 성과는 건설기업의 친환경과 같은 유망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 및 범정부 차원의 해외건설 지원 정책의 결실로, 우리 해외건설의 경쟁력이 선진시장에서 인정받은 것이라고 해건협 측은 설명했다.
유럽 건설시장 중 한국이 가장 활발히 진출한 국가는 △폴란드 △헝가리 △노르웨이 △영국 등이며, 최근 5년간 폴란드에서만 59억9,000만달러(약 7조9,840억원)의 수주를 올려 전체 유럽 수주액 중 41.9%가량이 폴란드에서만 나왔다.
실제로 폴란드에선 한국기업의 역할이 활발한 것으로 관측됐다. 특히 현대엔지니어링의 경우 폴란드에서 ‘폴리머리 폴리체 PDH/PP 플랜트’를 수주해 당시 11억2,000만달러(약 1조4,928억원)의 계약을 따냈으며, 최근 추가 계약을 통해 금액이 증원되는 등 호재가 잇따른 바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한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유럽 내 현지 기업들과 경쟁이 있었으나 플랜트 분야에서 경쟁력과 기술력이 있는 만큼 잘 수주할 수 있었다”며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유럽 내 차세대 에너지 사업 시장의 문도 두드려볼 계획이다”고 전했다.
그리고 앞으로 한국기업에 있어 유럽 건설시장은 더 큰 기회를 부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해건협 측이 시장조사기업 S&P Global을 인용해 밝힌 바에 따르면 올해 유럽 건설시장 규모는 3조5,060달러(약 4,680조8,606억원)로 세계 건설시장 규모의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으며, 오는 2025년엔 6.2% 성장한 3조7,239억원(약 4,971조7,788억원)으로 예상됐다.
해건협 측은 △해상·육상 풍력 △태양광 △배터리에너지저장시스템(BESS) △원전 등 에너지 관련 사업과 함께 도시화 심화에 따른 △도시개발·교통 △인프라·상하수도 시설에 대한 사업이 점진적으로 확대됨과 동시에 친환경·디지털 전환을 위한 사업 기회가 풍부할 것으로 예측했다.
◇ 친환경 인프라·에너지 효율화에 집중… 다만 리스크는 존재해
해건협이 유럽부흥개발은행(EBRD)의 실적을 토대로 유럽 건설시장의 친환경 사업 트랜드를 분석해 본 결과 지난해 EBRD 투자액은 2022년 대비 5,800만유로(약 861억원) 증가한 131억3,000만유로(약 19조4,996억원)를 기록해 신기록을 달성했다.
이 중 가장 큰 투자 비중을 차지한 분야는 EBRD가 지난해 투자한 금액의 50%인 약 65억유로(약 9조6,519억원)가 투입된 ‘친환경’ 분야였다. 또한, EBRD의 투자로 신재생에너지 용량은 2022년 대비 10% 증가해 유럽 시장에서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EBRD의 투자가 상당 부분 차지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해건협 측은 밝혔다.
이 같은 신재생에너지를 비롯한 친환경산업·도시 재생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은 지속될 것으로 해건협 측은 전망했다. 지난 7월, 그린딜(European Green Deal)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Ursula von der Leyen) EU 집행위원장이 연임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이어 유럽연합(EU)의 넷제로산업법 및 그린딜 산업계확에 따른 유럽수소은행 및 유럽국부펀드 설립을 추진과, 프랑스는 녹색산업법을 통해 친환경 분야 투자에 대한 20%~45% 세액공제 추진 등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해건협 측은 전했다.
다만 많은 기회와는 별개로 리스크는 여전히 존재한다. S&P Global에 따르면 유럽 시장의 리스크는 서유럽과 동유럽 전부 전 세계 평균인 34.0보다 낮았지만, 동유럽의 경우 32.4로 계측돼 30.8의 아시아보다 높았다.
그럼에도 개별 국가로 봤을 땐 핵심 시장 중 하나인 폴란드는 26.1로 현재 한국 기업의 진출이 가장 많은 베트남보다 낮았다. 그러나 루마니아의 경우 29.0으로 사우디아라비아(29.9)와 유사하며,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의 경우 63.2로 매우 높았다.
뿐만 아니라 친환경 조달 및 커뮤니티·노동 이슈 등도 고려해야 할 대상이다. 영국을 비롯한 EU 회원국의 공공조달 시장 진출 시엔 친환경 조달과 입찰, 사업 수행 등 전 단계에서 ‘사회적 가치’ 부문을 철저히 관리해 ESG(환경·사회·거버넌스) 전반을 고려해야 한다. 세부적으로 △현장 주변 거주민의 일자리 창출 △주변 환경 보전 및 부정적 영향 최소화 △토지 보상 및 주민 이주 계획의 적정성 △사업 관련 의사결정 구조의 투명성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게 해건협 측은 설명했다.
해건협 측은 “전 세계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초대형 시장으로 리스크도 상대적으로 낮으며, 청정산업 정책 및 그린딜 계획에 따른 다양한 사업이 구체화되면서 우리 해외건설 기업에게 다양한 사업기회가 풍부해 질 것으로 기대된다”면서도 “유럽건설시장은 미국 건설엔지니어링 전문지 ENR(Engineering News Record) 기준 프랑스와 스페인 기업이 45%를 점유하고 있어 쉽지 않은 시장이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