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vs 조선, 하반기 후판가 협상 줄다리기 팽팽
||2024.09.26
||2024.09.26
철강업계와 조선업계가 올해 하반기 후판 가격 협상에서 팽팽한 줄다리기가 지속될 전망이다. 조선업계는 중국산 저가 후판 유입에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 하락으로 인하 요인이 많다는 입장이다. 이에 철강업계는 업황 불황에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 추가 인하가 어렵다고 맞선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철강사와 조선사들은 올해 7월 상반기 후판 가격 협상 이후 곧장 하반기 후판가 협상에 들어갔다. 후판은 두께 6밀리미터(㎜) 이상의 두꺼운 철판으로 선박 건조 비용의 20%가량을 차지한다. 또 후판은 철강업계 매출액의 10% 이상 차지한다.
앞서 상반기 후판 가격은 90만원 후반대에서 90만원 초중반대로 내렸다. 철광석 가격 인하, 중국산 저가 후판 공급 확대 영향이 컸다. 하지만 통상 상반기 협상이 4~5월쯤 마무리되지만 이번 협상은 올해 7월 끝났을 만큼 첨예한 대립이 이어졌다.
9월 20일 기준 철광석의 톤(t)당 가격은 91.23달러로 7월 5일 111.6달러 대비 18.3% 감소했다. 철광석 가격이 8월 16일(95.76달러) 100달러 밑으로 하락한 이후 8월 30일(101.08달러)을 제외하고 100달러를 지속 밑돌고 있다. 철광석 가격의 t당 100달러 이하의 철강석 가격은 2022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과잉 생산으로 국내 유입되는 중국산 저가 후판의 물량 공세도 이어지고 있다. 중국산 후판의 수입 가격은 t당 70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국내산과 비교해 30%가량 저렴한 가격이다. 특히 최근 중국산 후판 품질도 개선됐다는 평가다. 조선업계는 중국산 후판 사용량을 늘리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중국산 후반 비중을 20%에서 25% 이상으로 늘려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중국산 후판이 국내산 가격 하락까지 부추기고 있다.
하지만 철강업계는 업황 부진을 겪고 있어 후판 가격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업황 부진의 원인은 중국산 저가 물량 공세와 함께 전방 산업 부진 등이 꼽힌다. 포스코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 41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 감소했다. 현대제철의 경우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78.9% 감소한 980억원을 기록했다.
중국산 후판 저가 공세를 막기 위해 최근 현대제철은 산업통상자원부에 반덤핑 제소를 하기도 했다. 반덤핑 규제는 해외 수입품이 수출국의 국내 시장 가격 이하로 판매될 때 관세를 부과하는 제도다.
조선업계는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가격 인하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가격 인하 요인이 발생한 만큼 가격이 책정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최근 조선업 호황기인 ‘슈퍼 사이클’에 접어든 만큼 원가 부담이 커지면 성장에 발목 잡힐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원가 상승으로 가격 경쟁력이 하락하면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가 좁아질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조선업계는 반덤핑 조치가 이뤄지면 관세 부과로 인한 원가 부담 외에도 조선업계 공급망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쳐 후판 공급이 불안정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럴 경우 생산 차질, 건조 지연 등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있다. 산업부 무역위원회는 9월 이내 중국산 후판 반덤핑 제소 개시 여부를 정할 계획이다.
이성은 기자 selee@chosunbiz.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