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사과’ 두고 친윤-친한 ‘신경전’
||2024.09.27
||2024.09.27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친한계를 중심으로 한 국민의힘 내부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사과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 여사에 대한 각종 의혹이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고 있는 상황에서 여당 내부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에 친윤계가 반발하고 나서면서 여당 내부에서 ‘윤-한 독대’에 이은 또 다른 갈등 국면이 펼쳐지는 형국이다.
친한계는 연일 김 여사의 사과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친한계인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6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김 여사와 관련해 여러 논란이 있기 때문에 국민들은 빨리 해결하는 걸 원한다”며 “국정을 운영하고 있는 책임자 입장에서 볼 때 그렇게 털고 가는 게 순리다 저는 그렇게 생각한다”고 했다.
신지호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도 지난 25일 “대통령도 했는데 당사자 본인이 사과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언급했고, 김종혁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전날 YTN 라디오 ‘신율의 뉴스정면승부’에서 “김 여사 사과가 불필요하다고 이야기하는 분은 저는 사실 지금까지 한 번, 한 명도 못 만나 봤다”고 했다. 김 여사 문제를 풀고 가야 한다는 당내 여론이 상당하다는 점을 드러낸 것이다.
여당 내부에서조차 이러한 목소리가 나오는 데는, 김 여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여권 내부의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명품백 수수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이 새 국면을 맞이한 데다, 최근에는 김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까지 등장했다.
이는 여권의 지지율에도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24일부터 26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23%로 여전히 20%대에 머물렀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31%였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 친윤-친한, 엇갈린 반응
지난 24일 검찰수사심의위원회가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에 대해 ‘직무 관련성’을 인정한 결론을 내린 것도 여권의 고심을 깊어지게 하고 있다. 여당 내에선 검찰이 최종적으로 김 여사와 최재영 목사 모두를 불기소 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이에 따른 여론의 반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박 의원은 앞서 라디오에서 “백을 전달받은 김 여사에게 도덕적 문제가 있다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건 부인할 수 없다”고 했다. 검찰의 결론과 무관하게 여권에 부정적일 수 있는 여론을 의식한 말이다.
다만 친한계의 고민은 이러한 표면적 상황보다 깊을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이른바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예견된 상황에서 국회 재표결 국면을 걱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당 내부에서 이탈 표가 나올 경우, 이는 곧장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리더십 위기’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친한계의 사과 요구도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이탈 표가 나오는 상황에 대해 한 대표가 제일 불안할 것”이라며 “이탈할 수 있는 명분을 줄이기 위해 사과를 촉구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친윤계는 이러한 친한계의 ‘사과 요구’가 오히려 문제를 더 키우고 있다고 지적한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27일 YTN 라디오 ‘배승희의 뉴스파이팅’에 출연해 “사과를 하면 그다음부터 더 심하게 시작이 될 것”이라며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를 보면 오히려 증폭시키는 촉매 역할을 했다”고 했다. 이상휘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사과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하더라도 함부로 사과하지 못하는 게 어떤 정치적인 영향력 때문”이라고 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검찰 수사도 안 끝났는데 무슨 사과를 먼저 하나”라며 “모든 일들에 순서가 있기 때문에 너무 앞서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때가 되면 그때 가서 또 판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