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갑’ 금융당국 등살에...4대 은행, 올 들어 642회 당국 출입
||2024.09.30
||2024.09.30
[산경투데이 = 이하나 기자]
올해 들어 8개월 동안 4대 시중은행 관계자들이 금융당국을 직접 방문한 횟수가 600회를 훌쩍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은행권의 빈번한 금융당국 방문은 ‘관치 금융’의 한 단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연합뉴스가 정보공개 청구로 입수한 출입 기록에 따르면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 관계자들은 올해 1~8월 총 642회에 걸쳐 금융당국을 찾았다.
기관별로는 금융감독원 방문 횟수 554회, 금융위원회 88회였다.
월별 금감원 방문 횟수를 보면 7월이 92회로 가장 많았다. 이달 주요 시중은행 가계대출 잔액이 3년3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증가한 것과 연관이 있다.
이어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배상 협의 초입이었던 지난 5월(85회), 가계대출 증가세가 가팔랐던 8월(74회), 상생 금융 압박이 거셌던 1월(73회) 등의 순이었다.
은행별 금감원 방문 횟수는 KB국민은행이 221회로 월등히 많았고 우리은행 151회, 하나은행 94회, 신한은행 88회 등의 순이었다.
KB국민은행은 H지수 ELS 손실 배상 협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 5월이 49회로 가장 많이 방문했다.
우리은행도 100억원대 횡령 사고가 발생한 직후인 지난 7월 35회로 전월(9회)에 비해 4배 가까이 늘었다.
4대 은행 관계자들의 월별 금융위 방문의 경우 태영건설 워크아웃이 있었던 지난 1월 26회로 가장 많았다.
이어 주요 시중은행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신디케이트론 출범을 전후한 6월이 25회, 5월이 9회, 4월과 8월이 각 8회 등이었다.
은행을 주력 계열사로 둔 금융지주 관계자들의 당국 출입도 많았다.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 관계자들은 1~8월 총 108회에 걸쳐 당국을 방문했다. 기관별로 금감원이 82회, 금융위가 26회였다.
금감원 방문 횟수는 1월 24회, 7월 15회, 6월 9회 순으로 많았고 금융위는 6월 10회, 5월 8회, 1월과 3월 각 4회 등이었다.
은행 관계자들의 빈번한 금융당국 방문은 정책 협의를 위한 노력으로 볼 수 있다. 당국에서 새로운 정책을 수립하거나 행사를 기획할 때 현장 의견이나 아이디어를 묻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당국이 막강한 규제·감독 권한을 쥐고 사실상 은행 경영에도 깊숙이 개입하는 만큼 호출이나 협의가 일방적인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한 부서장급 은행원은 “금융위와 금감원은 우리에게 ‘슈퍼 갑’”이라며 “은행 임원들이 당국에 수시로 불려 가 혼난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은 가계대출 관리 강화로 여·수신 금리조차 은행 마음대로 결정하지 못하지 않나”라며 “관치 금융이라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은행들은 당국과 원활한 소통을 위해 상임 감사위원에 전직 금감원 간부를 선임하는 등 ‘대관’에 공을 들인다.
KB국민은행 김영기·신한은행 유찬우·하나은행 민병진·우리은행 양현근 상임 감사위원 모두 금감원 부원장보 출신으로 대부분 현직에서 은행 감독 업무를 경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