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시장 공략하는 ‘K패션’… 내수위축 돌파구 될까
||2024.10.22
||2024.10.22
내수 침체로 고전하는 유통업계가 'K-패션'을 앞세워 일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일본의 쇼핑 중심지 곳곳에 팝업스토어·오프라인 매장을 선보이며 소비자 접점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희망퇴직을 진행하는 등 비상경영 체제가 한창인 가운데 해외에서 새 수익활로를 모색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은 K패션 해외 진출 지원 플랫폼 '신세계 하이퍼그라운드'(구 K패션82)를 통해 일본 진출에 나선다. 신세계 하이퍼그라운드는 신세계백화점이 지난해 업계 최초로 만든 K패션 수출 지원 B2B(기업 간 거래) 플랫폼인 'K패션82'의 새 이름이다.
신세계 하이퍼그라운드는 오사카에 위치한 '한큐백화점 한큐우메다본점'에 국내 14개의 패션 브랜드와 함께 연말까지 팝업스토어를 진행한다. 이번에 인한큐우메다본점은 일본 전역의 백화점 중 매출(거래액) 규모가 2위인 점포로, 현지 VIP부터 외국인 관광객까지 다양한 소비자군이 찾는 오사카 최대 쇼핑 랜드마크로 꼽힌다.
신세계백화점 측은 "이번 팝업스토어는 K패션 브랜드의 시장 잠재력을 가늠할 수 있는 기회다"며 "향후 수출 판로를 개척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며 나아가 해외 시장을 다각적으로 공략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도 파르코백화점 시부야점에서 12개 K패션 브랜드를 순차적으로 소개하는 2차 '더현대 글로벌' 팝업스토어를 연말까지 운영한다. 더현대 글로벌은 현대백화점이 운영하는 K콘텐츠 수출 플랫폼으로 경쟁력 있는 토종 브랜드를 소싱해 해외 유명 리테일에서 선보이는 방식으로 운영 중이다.
올해 5월에 진행했던 팝업스토어가 2개월 연간 3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목표 매출의 150%를 달성하기도 했다. 이는 역대 파르코백화점 팝업스토어 중 매출 1위 규모로 이번 팝업 행사에 대한 기대감도 큰 상황이다.
국내에서 오프라인 매장에 힘을 실었던 무신사도 일본 시장에서 입지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무신사는 지난해 4월 도쿄에서 이미 대형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며 이름을 알렸다. 이후 오사카·하라주쿠 팝업 스토어를 연이어 열며 국내 브랜드를 해외에 소개해왔다.
최근에는 롯데면세점이 리뉴얼한 일본 도쿄 시내면세점 긴자점에 처음으로 상설 매장을 오픈했다. 무신사 매장은 롯데면세점 동경긴자점 8층의 사후면세점에 들어섰으며 물건 구입 후 세금을 환급 받는 방식으로 일본인들도 구매가 가능한 매장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유통업체들이 국내 신진 브랜드가 성장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면서 K패션 수출을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해주고 있다"며 "동시에 내수 시장에서 수익성이 불투명한 가운데 이 같은 'B2B 플랫폼' 사업은 매출 확대로 이어질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들이 일본시장으로 진출하는 데는 엔데믹 후 뚜렷한 성장 돌파구 마련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몇 년 새 국내에서는 국내 뿐만 아니라 알리·테무 등 중국의 이커머스들이 빠르게 시장에 침투하면서 오프라인 업체들의 수익성이 후퇴될 수밖에 없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21년(24.1%), 2022년(15.8%) 고성장하던 백화점업은 2023년(2.2%) 크게 고꾸라졌고 올해 2분기에는 0.8% 성장했다. 백화점 매출의 34%가량 차지하는 명품 부문이 올해(1∼8월) 들어 3개월 이상 역신장한 여파로 풀이된다.
올해 들어서는 신세계·롯데 등 주요 계열사에서는 희망퇴직 수순이 줄줄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처럼 지속되는 내수 부진에 가까운 일본에서 새 활로를 모색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한국과 가까우면서도 시장 규모는 비교적 커 '기회의 땅'으로 불리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일본 패션시장 규모는 약 100조원대로 한국보다 2배 이상 큰 시장이다"며 "유럽·미주 지역 대비 소비자 체형이 비슷해 현지인 취향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에서의 가능성을 먼저 확인하고 향후 미국·유럽 등 글로벌 시장으로 플랫폼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변상이 기자 difference@chosunbiz.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