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두뇌’ 협상했나? 노태문 “퀄컴과 여러 방안 대화” [스냅드래곤 서밋]
||2024.10.22
||2024.10.22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와) 여러가지 방안에 대해 얘기할 것 같습니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은 21일(이하 현지시각) 오전 미국 하와이 웨일리아에서 열린 ‘스냅드래곤 서밋 2024’에서 기조 연설을 마친 후 취재진을 만나 이같이 밝혔다.
행사장을 서둘러 빠져나가던 노 사장은 삼성전자 MX사업부장으로서 처음 스냅드래곤 서밋을 찾은 배경과 소감을 묻는 질문에도 “관심가져주셔서 감사하고 자세한 얘기를 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노 사장과 아몬 CEO는 이날 비공개 대화를 가졌다. 하지만 어떤 얘기가 오갔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아몬 CEO는 21일 오후 ‘노 사장과 모바일 플랫폼과 관련한 대화를 나눴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제품 혁신을 위한 (양사의) 위대한 협력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노 사장의 이번 하와이 방문은 7년 만인 삼성전자 C레벨의 참석으로 업계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2017년 정은승 당시 삼성전자 DS부문 파운드리사업부 사장(현 최고기술책임자)이 스냅드래곤 서밋을 찾은 적 있다.
노 사장과 아몬 CEO의 만남은 삼성전자의 차기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탑재할 모바일 플랫폼의 향방으로도 주목을 받았다. 삼성전자의 자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인 ‘엑시노스’의 수율 문제가 최근까지 개선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이에 업계에선 2025년 초 출시될 갤럭시S25 시리즈에 퀄컴이 21일 행사에서 공개한 ‘스냅드래곤8 엘리트’가 예상보다 많은 규모로 투입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나왔다.
삼성전자 MX사업부는 갤럭시S25 시리즈에 사활을 걸어야 할 상황이다. 애플 아이폰의 아성은 여전하고 중저가에 높은 성능을 자랑하는 중국 스마트폰은 삼성전자 갤럭시S 시리즈의 바운더리를 점차 위협하고 있어서다.
한지붕인 파운드리사업부의 사정을 봐줄 여유가 없다. 수익성이 악화된 MX사업부의 코가 석자라는 평가다. 엑시노스 활용이 여의치 않을 경우 빠른 결단이 필요하다. 스냅드래곤8 엘리트를 최대한 저렴하면서도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게 삼성전자 MX사업부의 목표가 될 수 있는 이유다.
삼성전자 입장에선 퀄컴·구글과 협력 중인 혼합현실(XR) 플랫폼이 실마리를 풀어갈 의외의 도구가 될 수 있다. 퀄컴이 XR 기기에 스냅드래곤 칩을 공급하기 위해선 제조사 역할을 맡는 삼성전자의 적극적인 행보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스냅드래곤 공급을 놓고 불리한 위치에 놓인 삼성전자가 가격협상에서 변수를 만들어낼 수 있는 요소다.
올해 2월 XR 시장에 뛰어든 애플의 ‘비전 프로’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삼성·퀄컴·구글 3사의 XR 플랫폼 출시 계획 역시 기존 연내에서 내년으로 연기됐다는 설도 나온 상태다.
노 사장은 이날 기조연설에서 퀄컴과 XR 동맹이 굳건함을 강조했다. 그는 “삼성전자는 모바일에 이어 XR까지 ‘갤럭시 AI’ 생태계를 확장할 것”이라며 “이제 XR 생태계 조성이라는 새로운 시각으로 AI 혜택을 바라볼 시점”이라고 말했다.
와일레아(미국)=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