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 스토리] 2024 노벨평화상의 상징적 의미
||2024.10.22
||2024.10.22
한강 작가의 2024 노벨 문학상 수상 이후 모든 언론과 개인 SNS를 도배하고 있다. 한국 최초의 노벨 문학상 수상에 대한 의미와 더불어 K-문학이라는 신조어까지 각계각층의 반응은 좌우를 막론하고 뜨겁다. 개인들도 「채식주의자」나 「소년이 온다」 등 한강의 소설에 대한 서평을 올리는 등 자신의 느낌을 표현하기 바쁘다. 노벨상 이후 벌써 100만 부 이상 팔렸다고 하니 한마디로 한강 신드롬이다.
이에 반해 문학상 다음날 발표된 노벨평화상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언론에 주목받지 못했다. 수상자는 1956년에 결성된 일본 원폭 피해자 단체협의회 '닛폰 히단쿄'이다. 이 단체는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원폭 피해자들이 중심이 된 풀뿌리 반핵 운동 단체로 알려져 있다. 물론 직접적인 원폭 피해자는 일본인만이 아니다. 지난 1945년 8월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떨어진 핵무기로 일본인뿐만 아니라 한국인도 약 10만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음을 기억한다면 한국도 원폭 피해 당사자다. 일본단체가 상을 받다 보니 일부에서는 '닛폰 히단쿄'가 일본이 전쟁가해국임도 피해자 코스프레에 이용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하지만 노벨위원회는 핵무기의 위험성을 거론하고 싶었던 것이 분명해 보인다. 핵무기 반대단체의 노벨평화상 수상은 물론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7년에도 지구상 모든 국가의 핵무기 전면 폐기를 추진하고 있는 스위스의 핵무기폐기 국제운동(ICAN) 단체가 받은 바 있다. 따라서 핵무기 피해단체에 또다시 평화상을 준 노벨위원회의 의도를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먼저 2024년 지구촌의 정치정세는 그 어느 시기보다도 핵전쟁의 위험이 커지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치열하게 격화되고 있는 전쟁에서 러시아는 최근 벨라루스에 전술핵무기를 배치하는 등 핵 위협 수위를 강화하고 있다. 그리고 중동에서는 이스라엘에 의해 팔레스타인 주민 학살에 이어 이란의 핵시설까지 타격할 수 있다는 외신이 전 세계를 불안케 한다. 또한, 아시아에서는 중국이 항공모함을 포함한 대만 포위 군사작전을 새롭게 시작하며 미·중 군사적 대치가 증폭되고 있다.
그리고 우리 한반도 상황도 6·25 전쟁 이후 최고의 군사적 위기라고 언급될 만큼 불안하다. 지난 2022년 북한의 무인기가 서울 상공에 침입한 이후 올해 평양 상공에 나타난 무인 비행체 전단 살포 문제로 북한은 전방 포병 부대의 완전사격준비태세를 지시하고 경의선 동해선 남북연결도로까지 폭파했다. 북한의 오물풍선은 일상화되고 있고 급기야 우크라전 파병 정황 등 남북한 긴장감이 더해지고 있다. 나아가 일부 보수언론은 핵 공포에서 벗어나려면 시급히 한국도 핵무장을 해야 한다고 공공연히 주장하기에 이르렀다. 이처럼 그 어느 때보다도 핵 위험의 현실화가 우려되는 시국이다.
한편 지난해 아랍에미리트에서 개최된 28차 유엔기후변화총회에서 기후변화 대응 방안으로 처음으로 원자력 발전이라는 문구가 구체적으로 언급된 이후, 지구온난화를 늦추기 위해 원전이 불가피한 선택이 될지 아니면 기후재난보다 더 심각한 방사능으로 인류의 종말을 앞당기는 장치로 이용될지 또 다른 선택의 기로다. 원전 안전에 있어 많은 논란을 극복하지 못한 채 한국이 원전 밀집도 세계 1위 국가라는 현실은 만약 적국에 의해 타격의 대상까지 되는 순간 방사능 위험은 핵폭탄과 같은 파멸을 가져온다. 2024년 노벨 문학상과 더불어 평화상은 한국에 새로운 변화의 질문을 던지고 있다.
/조강희 인천업사이클에코센터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