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호출 앱 쓸 줄 몰라”…하염없이 손 흔드는 어르신
||2024.10.22
||2024.10.22
지난 21일 오전 11시쯤 인천 동구 송림오거리.
인근 병원에서 진료를 마치고 나온 이경자(84·여)씨가 귀가하기 위해 도로를 달리는 택시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다리가 불편해 오래 서 있기 힘든 이씨는 11번째로 지나가는 택시를 겨우 잡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씨는 “휴대전화가 구형 모델이라 택시 호출 애플리케이션이 깔리지도 않고 앱을 설치한다고 해도 사용할 자신이 없다”며 “비가 오거나 추운 날에는 빈 택시가 없어 탈 엄두를 못 낸다. 그저 택시가 잡힐 때까지 손을 흔들고 기다릴 뿐”이라고 토로했다.
같은 날 중구 신포시장에서 만난 남정자(70·여)씨도 앱으로 택시를 호출하는 방법을 모른다고 했다.
그는 “요즘 길거리에서 택시 잡기가 어렵기도 하고 카카오 앱을 어떻게 쓰는지 몰라서 택시 타는 걸 포기하고 산다”며 “며칠 전 거리에 이미 예약된 택시밖에 없어 자식들에게 대신 잡아 달라고 부탁했는데 눈치가 보였던 기억이 있다”고 털어놨다.
택시 호출 앱이 대중화되면서 디지털 소외계층인 노인들이 택시 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2일 인천시와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인천지역 택시는 총 1만4340대(법인 5385대·개인 8955대)이며 이 중 '카카오T 블루'와 '우티' 등 택시 호출 앱과 연계된 택시는 54%인 7752대에 달한다.
여기에 카카오T의 '일반 호출'을 받을 수 있는 비가맹 택시까지 더하면 택시업계의 앱 의존도는 더 커지게 된다.
택시 호출 앱 이용자가 늘어난 데다 요금 결제 등이 편리하다 보니 대부분 기사가 앱을 통해 손님을 받고 있는 것이다.
택시 기사 김모(63)씨는 “길거리에서 손님을 바로 태우면 도착지를 설정해야 하고 현금 결제 시 잔금을 줘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라며 “기사 10명 중 9명은 택시 호출 앱을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용호 인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복지관에서 디지털 기기 활용법을 알려주는 수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늘어나는 노인 인구를 감당하기 어렵다. 행정복지센터에 디지털 서비스를 안내할 상시 전문인력을 배치할 필요가 있다”며 “강화·옹진군 같은 농어촌 지역은 인천시와 기초단체가 협력해 어르신들이 간편하게 택시를 호출할 수 있는 전용 앱을 만드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제언했다.
/글·사진 이나라 기자 nara@incheon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