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건강한 삶이 있는 ‘집’은 어디에
||2024.10.23
||2024.10.23
30대에 들어선 후 친구들과 신변잡기식 수다를 떨다 보면 항상 '집'이 거론된다.
타지 생활을 하는 친구들은 물론이거니와, 현재 부모님이라는 든든한 세대주가 있는 캥거루족들 역시 마음 한켠에 독립이 자리 잡고 있었다. 하지만 모두 쌈짓돈은 넉넉하지 않았다. 조금이라도 적은 돈으로, 조금이라도 괜찮은 집을 얻고 싶다는 하소연을 늘어놨다.
얼마 전에 결혼한 누구 있잖아. 걔 신혼부부 대상 행복주택 들어가서 산다더라. 되게 싸다던데. 미혼 대상으로도 임대주택 있대. 친구 지나가듯 던진 말에 귀가 번쩍 뜨였다.
그 자리에서 대학생·청년 대상의 행복주택 분양 정보를 찾아봤다. 청년 대상의 행복주택은 크기가 대체로 작았다. 14여㎡, 16여㎡, 18여㎡. 흔히 말하는 '평'으로 환산하면 4~6평 정도다. 과거 약 18㎡ 크기의 자취방에서 살았던 기억이 떠올랐다. 침대, 식탁 겸 TV 거치대가 되는 책상, 행거 하나를 놓으니 방이 꽉 찼다. 침대에서 화장실까지, 침대에서 부엌까지 세 발자국도 되지 않았다.
집에 있으면 종일 침대에 누워 있을 수밖에 없었다. 단칸방 생활은 생각보다 힘들었다. 집에서 쉬고 싶은데, 집에 있으면 가슴이 답답했다. 집에서 휴일을 보내기가 힘들어, 밖으로 나돌았다.
하지만 종잣돈이 없으니, 다른 선택지는 없었다. 그래서 그럴까. 지난 8월 인천 부평구에 36여㎡ 크기로 대학생·청년 대상의 행복주택이 접수를 시행했다. 공급 호실은 8개. 2064명의 지원자가 몰려 경쟁률은 258대 1에 달했다. 비교적 넓게 나온 주택은 입주 확률이 희박했다.
정부는 미혼 청년 대상으로 행복주택을 공급한다고 했지만,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집을 찾긴 어려웠다. 젊은 세대의 경제력으로 감당할 수 있는, 좋은 집을 구하는 세상. 언제쯤 실현될까?
/전민영 경제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