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제친 SK하이닉스, HBM·실적·성과급 ‘쐐기’
||2024.10.29
||2024.10.29
SK하이닉스가 세계 메모리 시장 1위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AI 열풍 속 수요가 늘고 있는 HBM(고대역폭메모리) 주도권을 쥐면서 올해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에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며 질주하는 모습이다. ‘만년 업계 2위’로 여겨졌지만, 연간 실적으로도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실적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돼 ‘메모리 왕좌’가 바뀔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연이은 호실적으로 역대급 성과급에 대한 직원들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17조5731억원으로 영업익은 7조300억원, 순이익은 5조753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3.8% 증가했다. 영업익과 순이익의 경우 반도체 슈퍼 호황기였던 2018년 3분기 대비 1조원 넘게 늘었다.
이같은 성적으로 SK하이닉스는 메모리 업계 1위인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의 영업익을 앞설 것으로 보인다. 앞서 삼성전자는 잠정실적 발표를 통해 3분기 영업이익이 9조1000억원이라고 밝혔는데, 증권가에선 DS부문의 영업익으로 4조~5조원대를 추정하고 있다.
반도체 영업익만 두고 봤을 때 연간 기준으로도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를 제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올해 SK하이닉스의 연간 영업이익은 2018년 기록한 20조8438억원의 실적을 뛰어넘는 23조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4분기 전망치는 7조9460억원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HBM3E 엔비디아 납품 지연과 범용 D램 가격 하락 영향으로 영업익 전망치가 낮아지고 있다. 삼성전자 DS부문은 4분기 6조~7조원의 영업익이 예상되는데, 증권가에선 DS부문 연간 영업익이 18조원대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 산업의 부익부 빈익빈이 심화되고 있다”며 “AI라는 거대한 물결에 잘 올라탄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간 운명이 갈리고 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가 이같은 호실적을 달성한 배경에는 HBM과 엔터프라이즈 SSD(기업용 솔리드테이트드라이브) 등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 판매 전략이 자리잡고 있다. 이를 통해 D램과 낸드 모두 수익성을 전 분기보다 개선하며 2018년 초호황기에 달성했던 이익을 넘어선 것이다. 특히 HBM3E 8단과 12단 시장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확보하며 경쟁사 추격을 따돌리는 등 수익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김규현 SK하이닉스 D램 마케팅 담당은 “3분기 중 HBM3E 출하량은 HBM3를 넘어섰고 4분기엔 HBM3E 12단 제품 공급을 시작해 전체 HBM 출하량의 절반 이상으로 증가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의 반도체 기술력은 최근 열린 ‘반도체의 날’ 정부 포상 시상식에서도 입증받았다. SK하이닉스에서 최준기 부사장과 양명훈 팀장을 포함해 총 5명의 수상자가 나왔는데, 이들은 HBM 생산 안정화 및 AI 시대 대응력을 높이 평가받았다.
이런 추세라면 연말엔 ‘성과급 잔치’가 예상된다. SK하이닉스 직원들은 지난해 연간 기준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단순 격려금만 받았지만, 올해는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만큼 상한선까지 성과급을 받을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SK하이닉스는 매년 실적에 따라 생산성 격려금(PI)을 연 2회, 초과이익분배금(PS)은 연 1회 지급하고 있다. PI는 생산량 목표 달성을 전제로 지급하는데, 영업이익률이 30% 이상일 땐 기본급의 150%가 지급된다. SK하이닉스는 3분기 영업이익률이 40%에 달하고, 4분기에도 30%를 넘을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도 기본급의 150%가 PI로 지급될 전망이다. 이는 신입사원 기준 약 400만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또 다른 성과급인 PS도 최대치로 받을 가능성이 높다. PS는 연간 영업익의 10%를 재원으로 삼아 기본급의 최대 1000%까지 지급하는 제도다. 상반기 영업익이 8조3545억원이다. 연간 영업익은 23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성과급 규모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혜원 기자 sunone@chosunbiz.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