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 자녀 1인당 20만 원의 양육비 선지급제를 도입하는 가운데, 월 20만 원이라는 금액이 실제 양육비의 30%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또 기존 양육비를 주던 비양육자가 매달 20만 원만 지급할 수 있다는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다.
30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소속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여성가족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내년 7월 1일부터 시작하는 선지급제 예산(6개월 기준)은 162억 원이다. 양육비 채권이 있으나 지급받지 못하는 중위소득 150% 이하 가구의 만 18세 이하 자녀에게 매달 20만 원을 줬을 경우를 고려했다.
다만 한부모 가정이 자녀 1인당 20만 원으로 아이를 키우기가 빠듯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는 가정에서 매달 필요한 양육비의 28% 수준으로 예상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3월 발표한 '인구 변화 대응 아동수당 정책의 재정 전망 및 개선 방안' 연구에 따르면 아동수당을 받아본 적이 있는 가구를 대상으로 실제 지출한 양육비를 조사한 결과 전체 자녀 약 3200명의 월 평균 양육비는 71.7만 원이었다.
선지급제의 허점을 노린 경우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테면 법원 판결에 따라 높은 금액의 양육비를 지급하던 사람도 겨우 20만 원만 지급하게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서영교 의원실 관계자는 "재판부 판결대로 어쩔 수 없이 매달 50만 원을 주던 사람이 선지급제 금액에 맞춰 20만 원만 주는 도덕적 해이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국한부모연합 측은 "선지급제는 정부에서 매달 20만 원을 먼저 주고 나중에 (미지급자에게) 구상권 청구를 통해 받아내는 형태"라며 "굳이 (기존에) 약속한 양육비를 다 안줘도 된다는 빌미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여러 우려가 잇따른 만큼 양육비 미지급자 대상 처벌 강화가 요구되고 있다. 현재 정부에서는 양육비 채무 불이행자를 대상으로 출국금지·운전면허 정지·명단 공개 등 제재조치를 하고 있으나, 모두 일시적 조치다.
서 의원실 관계자는 "양육비 선지급제는 반드시 필요하지만 내년 하반기 본격적인 시행에 앞서 문제점이 없는지 철저하게 다각도로 검토해야 한다"며 "선지급제가 시작하는 첫 해부터 경제적으로 어려운 한부모 가정에 제대로 도움이 되도록 처벌 강화 등 꼼꼼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