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만 케이블TV협회장 “아직 1200만 가구 보유한 토종매체...생존의 길 열어줘야”
||2024.10.30
||2024.10.30
[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케이블TV로 불리는 SO(종합유선방송사업자)가 넷플릭스 등 글로벌 온라인동영상플랫폼(OTT)의 성장세로 영업이익 등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며 위기를 겪고 있다. 여기에 홈쇼핑 업계가 송출수수료까지 인하하며 더욱 어려워진 상황이다.
또한 지상파나 CJ ENM 등에게 지급하는 채널 콘텐츠 대가 역시 계속 증가하고 있어 실적 악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케이블TV는 지역 단위 허가사업자로 IPTV 및 OTT 등 경쟁사업자 대비 다양한 규제를 적용 받고 있으며, 30여년전 부여 받은 지역채널 운용 의무로 인해 투자비도 지속 증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황희만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장이 작년 12월 취임했다. 그는 홈쇼핑채널들이 송출 수수료를 낮추기 위해 채널 송출 중단을 요구하는 등의 생태계 위협 행위에 대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정부 중재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또 지역콘텐츠에 필요한 제작비를 지원해 준다든지 방송발전기금 징수율 인하를 시행하는 등의 지원 방안도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취임 1주년을 앞두고 황희만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장을 지난 28일 케이블TV협회 사무실에서 만나 케이블TV 위기와 해법에 대한 다양한 얘기를 들어봤다.
-한국 유료방송이 위기다. 특히 맏형 격인 케이블TV이 어렵다고 아우성이다. 시청자 입장에서 30년 된 케이블은 이제 미디어산업 구조 조정 단계에 들어선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된다. 이에 대한 입장이 궁금하다.
"케이블TV 출범한지 30년 만에 대체할만한 유료방송 플랫폼이 많이 생겨났다. 실제로 국민 절반이상은 이제 다른 매체에 가입돼 있고 그 영향으로 케이블이 위기다. 그러나 아직 케이블TV 가입자는 1200만을 상회하고 있고 점유율로 보면 33%다.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다. 매체 간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 지난 10여년 가까이 이어졌고 이제는 거의 시장분할이 멈춘 상태로 보고 있다.
앞으로의 감소세는 인구소멸 등의 기타 요인에 따른 것이 더 클 수 있다. 더구나 케이블은 전국에 78개 권역으로 나뉘어져 있고 이사가 잦은 우리나라 현실상 가입과 해지가 빈번히 일어나서 전국사업면허를 가진 타 매체에게 가입자를 빼앗길 가능성이 매우 높은 환경에 노출돼 있는데도 불구하고 지켜낸 가입자 수인 것이다. 시청행태와 가격 그리고 지역 친화적 서비스에 있어 적합도가 높은 가입자가 남았다고 볼 수 있다. "
-케이블TV가 시청형태와 가격, 지역 친화적 서비스라고 규정했다.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예를 들어 케이블TV에만 있는 고화질 단방향 서비스인 8VSB(8-level Vestigial Sideband, 디지털방송 전송 방식 중 하나로 해당 기술을 적용하면 아날로그 가입자들도 고화질의 방송을 볼 수 있는 방식)의 경우 케이블이 지상파의 디지털 전환이후 디지털 수상기를 보유하지 못한 시청자들의 난시청 해소를 지원하기 위해 정부와 한시적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만든 상품이었다.
그런데 아날로그 수상기가 거의 사라진 현재까지 이 상품 가입자가 줄지 않고 있다. 복잡한 디지털 기기를 다루기 어렵거나 혹은 미니멀 라이프를 지향하는 사람들에게 아주 합리적인 상품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2-3대의 TV를 보유한 가정에서 한 대 정도는 셋톱박스 없이 벽에 코드만 꽂으면 되는 케이블 상품에 대한 소구가 여전히 있다는 것이다.
디지털 양방향서비스 없이 고화질만을 선택한 사람에게는 가격마저 합리적이다. 또한 지역 밀착형 서비스를 하는 케이블은 인공지능(AI)가 응대하고 중앙에서 가입자 정보를 제어하는 전국사업자에 비해 모든 서비스의 문턱이 낮고 특히 고령자 등에 친숙한 매체다."
-지역 친화적 혹은 밀착형이라는 표현을 많이 쓰는 것 같은데 이는 시청자에게 어떤 의미인가?
"지역 행정단위로 치루는 지방선거를 위한 후보자 토론회는 케이블이 압도적으로 잘하는 분야다. 국지적 재난이 늘어나는 요즘 환경에 맞게 지역민을 안전을 지키는 일 역시 케이블이 나서면 재난방지에서부터 재난민 구호까지 안심하게 된다. 이 밖에도 지역경제 살리기, 지역소멸 방지를 위한 지방정부와의 파트너십 등 케이블은 지역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케이블TV는 전국사업자 대비 경영상 효율화를 추진하기 매우 어려운 환경이다. 회생 기회를 만들기 위한 정책이 필요할 것 같다. 정부에 이에 대한 요구사항이 있나?
"동의한다. 케이블은 지역독점 시기에 만들어진 규제체계에 여전히 갇혀 있다. 프로선수와 경기하면서 일반인이 심지어 한 손만 쓰고 경쟁하는 상황이다. 이런 저런 이유로 근본적인 법규개정이 늦어지는 사이 케이블이 정말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케이블의 존재이유인 지역밀착 서비스가 여전히 유효하고 미디어의 공공성 분야에 있어서도 꼭 필요한 서비스라는 것이 분명한 만큼 산업논리로만 작동하는 콘텐츠 대가 산정에 케이블이 단지 협상력으로만 내몰리지 않도록 행정지도든 가이드라인이든 시급한 조치가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그래서 지상파 재전송료가 일방의 요구로 계속해서 인상되고 있다든지 홈쇼핑채널들이 송출 수수료를 낮추기 위해 채널 송출 중단을 요구하는 등의 생태계 위협 행위에 대해 과기정통부 등 정부 중재가 시급하다. 이외에도 지역콘텐츠에 필요한 제작비를 지원해 준다든지 방송발전기금 징수율 인하를 시행하는 등의 지원 방안도 절실하다."
-내년이면 케이블 TV 출범 30주년이다. 준비하고 있는 것이 있다면?
"내년 3월 출범 30주년 기념식을 개최하고 새로운 각오도 다질 것이다. 기본으로 돌아가서 서비스 질을 높이고 새로운 방송환경에 맞는 비전 마련에도 머리를 맞댈 생각이다. 특히, 케이블30년을 기점으로 국내 미디어 산업의 생태계를 큰 틀에서 살필 수 있는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일 생각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