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서해5도 주민들의 ‘통신주권’ 보장해야
||2024.10.30
||2024.10.30
최근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 북한이 러시아를 지원하기 위한 특수부대를 파견하면서 한반도에 신냉전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러시아가 북한군의 파병 대가로 새로운 긴장 관계가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의 파병 대가로 러시아가 북한에 핵미사일 기술을 이전하면 우리나라는 큰 위협에 직면할 수 있다. 더욱이 북한에서 오물풍선을 계속 띄워 보내고 있고 탈북자 단체들은 북한에 전단을 보내며 긴장도가 한층 강화되고 있어 서해5도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남북 관계가 긴장 상태에 놓일 때마다 가장 긴장하는 사람들이 백령도, 대청도, 연평도 등 서해5도 주민들이다. 혹시 무슨 일이 발생하지는 않을까 봐 가슴 졸이며 하루하루를 걱정 속에 살아가고 있다. 이런 걱정 속에서 사는 사람들의 스트레스는 말로 다 할 수 없을 만큼 심각하다. 우리는 이미 연평도 포격, 천안함 폭침 등 남북 관계 긴장에 따른 국지전을 겪은 바 있다.
서해5도 주민들은 이러한 불안한 국제정세 속에서 묵묵히 고향을 지키며 살아가고 있다. 그러면서도 교육, 교통, 의료, 문화, 행정 등 모든 일상생활에서 혜택을 받는 것이 별로 없다.
이 같은 여러 현안 가운데 하나는 소통이 단절되는 통신장애의 문제이다. 기상악화 등에 따른 통신장애 불편을 겪고 있는 것이다.
섬 사람들은 해무가 짙거나 장대비가 내릴 때, 태풍이 불 때처럼 기상악화 때마다 커다란 통신장애를 겪는다. 통신이 끊기고 통화 중 울림현상 등 소통의 단절 현상을 매일 같이 겪으며 살아가고 있다. 특히 요즘처럼 남북 관계가 악화할 때는 방해전파가 일상처럼 발사되고 있어 무선통신 소통에 더 큰 장애가 발생한다.
이 때문에 인천시는 지난 2014년 서해5도 종합발전계획에 해저광케이블 설치를 건의한 바 있다. 그런데 이후 10년이 지나도록 검토만 하다 결국 불가 판정을 내렸다. 정보통신부는 현재 무선 케이블 품질에는 문제가 영향이 없고 사용량이 늘어난다 해도 트래픽양이 초과하거나 문제를 일으킬만한 요소가 없다고 밝혔다. 섬에서 생활해보지 않은 사람들의 탁상행정 결과이다.
그렇다고 섬사람들에게 통신요금을 할인해주는 것도 아니다. 통신요금은 동일하게 지불하면서도 불량품질의 통신을 쓰면서 큰 불편을 겪고 있는 것이다.
통신장애로 인해 큰 피해를 보는 사람들 가운데 하나가 학생들이다. 섬의 여건상 학원도 제대로 못 가는 아이들은 인터넷강의를 시청하다가 통신이 끊기고 하는 현상 때문에 학업에 막대한 지장을 받고 있다. 울릉도에 해저광케이블을 설치한 이유도 이 같은 섬의 통신장애 때문이다.
서해5도가 1만4000여 명의 주민이 살아가는 땅이라는 사실을 차치하고라도 서해5도는 우리나라의 안보를 지키는 매우 중요한 곳이기도 하다. 안보보다 비용이 더 중요하다는 말인가. 서해5도에 광케이블을 설치하면 학생들의 인터넷강의 수강은 물론이고 병원 원격진료, 원활한 군작전 수행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서해5도 종합발전계획 지원위원회와 과학기술 정보통신부, 그리고 인천시는 경제 논리만을 앞세워 광케이블 설치계획을 무산시킨 것을 재고해야 한다. 주민들의 통신 소통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며 인간다운 삶을 살아가는 행복추구권을 무시하는 그릇된 행정을 다시 한번 검토해야 할 것이다.
/홍남곤 전 옹진군의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