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금 2.6배로 불려 평생 연금 드립니다” 460억대 불법 다단계 적발
||2024.10.31
||2024.10.31
‘캐시 포인트’ 명목으로 출자금을 내면 원금을 2.6배로 불려 매주 수당을 연금처럼 평생 지급하고, 사망하면 가족에게까지 상속해준다고 속여 고령자·주부 등의 돈을 끌어 모은 불법 다단계 조직이 적발됐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국은 31일 불법 다단계 영업 방식으로 460억원대의 출자금을 끌어 모은 일당 3명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방문판매법 위반 혐의로 입건됐고 주범 1명은 구속됐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들은 서울을 비롯해 전국에 12개 그룹, 134개 센터를 설치했다. 주로 투자 지식이 부족하고 노후 자금에 관심 많은 60대 이상 고령층과 주부·퇴직자를 대상으로 지난해 2월부터 1년 동안 일명 ‘사업설명회’를 열었다.
피의자들은 기존 회원들의 가족과 지인도 이 설명회에 참여하게 한 뒤 “출자금을 1레벨(13만원)에서 9레벨(2억6000만원) 사이로 입금하면 2.6배로 적립해 줄 뿐 아니라 평생 주당 현금 출금액 등 수당을 지급하고 원금과 고수익을 보장한다”며 투자를 권유했다. 또 회원의 가족이나 지인이 가입하는 등 이른바 ‘하위 회원’이 생기면 그 실적에 따라 수당을 추가로 지급하는 3단계 이상의 다단계 유사 조직을 운영했다.
돈을 받으면 ‘유사수신행위’로 처벌을 받는다. 피의자들은 회원들에게 포인트(캐시)를 구매하고 하고, 그 캐시로 쇼핑몰 등에서 물건을 구입하도록 했다. 재화 거래가 있는 것처럼 꾸며 ‘유사수신행위법’ ‘방문판매법’ 등 법적 문제를 피했다. 피의자들은 매주 현금을 준다고 약속했지만 전산 시스템을 폐쇄해 회원들에게 지급해야 할 수당과 환불금을 주지 않았다. 가맹점도 대금을 지급하지 않아 피해가 발생했다.
이 같은 방식에 당한 피해자는 5000여명에 달한다. 피해자들은 평생 모은 돈과 퇴직금, 대출금, 전세자금, 카드 빚 등으로 1계정 당 13만~2억6000만원을 출자했다. 1000만원 이상 출자한 계정은 1300여개다.
A씨는 평생 모은 돈 5500만원을 이 업체에 입금했으나 수당은 65만원에 그쳤고, 그것도 현금이 아닌 업체가 개발한 ‘코인’으로 지급한다고 했다. 업체는 그마저도 제때 지급하지 않았고, A씨는 극심한 스트레스로 앓다가 사망했다. 의류가게를 운영하는 B씨는 캐시 업체 회원이 고객으로 확보돼 안정적인 수입이 보장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가맹점에 가입하고 1500만원을 입금했다. 그러나 이 업체는 회원들에게 판매한 옷 대금을 초기에 몇 번만 주고 나중에는 지급하지 않았다. B씨는 뇌경색으로 쓰러졌다.
서울시 민사경은 지난해 불법 다단계 의심 업체를 수사하던 중 피의자들의 혐의를 포착하고 올해 2~9월 잠복과 계좌 추적 등 수사를 벌였다. 민사경은 작년에도 캐시 등을 미끼로 불법 다단계 회원을 모집해 2019년 3월부터 4년간 10만명의 회원을 모아 1조2000억원 대의 부당이득을 얻은 업체 대표 등 10명을 형사입건하고 4명을 구속시켰다.
다단계 방식으로 불법적인 금전거래를 할 경우, 방문판매법에 따라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된다. 권순기 서울시 민생사법경찰국장은 “업체에서 가상자산(캐시) 구매 명목의 출자금을 받고 다른 사람을 소개할 때마다 수당이나 은행 이자보다 높은 수익을 보장한다고 하면 다단계일 가능성이 크니 바로 신고해 달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