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게임물 사전검열’ 논란… “민간 자율규제 가능”
||2024.10.31
||2024.10.31
시사위크|강남=조윤찬 기자 국가는 게임물 관리에서 사후 통제하는 것으로 역할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는 전문가 의견이 나왔다. 게임 사전검열에 대한 헌법소원이 제기된 가운데 해당 사안에 대한 논의가 지속되고 있는 모습이다.
◇ “게임등급분류 시스템에 대한 성숙한 사회적 논의 필요”
31일 법무법인 화우가 서울 강남에 위치한 아셈타워에서 ‘게임대담회’를 열고 게임법정등급분류 제도 개선 방향을 논의했다.
화우 측은 “최근 게임 사전검열 헌법소원에 21만명이 참여했다”며 “게임등급분류 시스템에 대한 성숙한 사회적 논의가 촉발됐다”고 설명했다.
헌법소원이 청구된 ‘게임산업법’은 32조 2항 3호로 ‘범죄, 폭력, 음란 등을 지나치게 묘사해 범죄심리 또는 모방심리를 부추기는 등 사회질서를 문란하게 할 우려가 있는 게임물 유통을 금지’한다는 내용이다.
게임물관리위원회는 ‘게임산업법’에 따라 심의를 통해 범죄모방이 우려된다고 판단하면 게임 유통을 차단하고 있다.
이날 정호선 화우 변호사는 ‘게임물 법정등급분류는 꼭 필요한가’ 주제로 발표했다. 정 변호사는 “콘텐츠 통제의 대표 구조는 성인용게임의 내용수정신고제도에서 발견할 수 있다”며 “게임은 표현물이다. 콘텐츠의 합법여부를 공공기관이 사전에 판단하겠다는 건 통제국가 발상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그는 아케이드 게임을 제외하면 자율규제로 통제할 수 있다고 봤다. 모바일 게임은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자체등급분류사업자를 통해 관리할 수 있다는 게 정 변호사의 설명이다. 정 변호사는 “법정등급분류를 받지 않더라도, 자체등급분류를 거치지 않으면 모바일 앱마켓에 올릴 수 없어 강제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비자체등급분류게임인 PC 게임은 웹툰처럼 산업자율기구가 수행하면 된다”고 전했다. 이어 “성인용 게임(사행성, 웹보드 등)은 청소년 보호 이슈도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아케이드게임은 불법 게임장이 운영되고 있어 장소 규제의 고도화가 필요하다고 분석됐다. 정 변호사는 “불법게임장과 불법 PC방이 운영되고 있다”며 “국가가 허용해줬다는 착시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정정원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겸임교수는 ‘게임산업법’이 ‘건전한’이라는 모호한 말로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게임산업법’은 1조 목적에서 ‘건전한 게임문화를 확립’한다는 내용을 명시했다.
이정훈 교수(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장)는 토론에서 “연령을 나누는 등급분류도 모호하다”며 “12세, 15세 등으로 나누고 있다. 법정등급분류는 등급을 국가가 정하는 거다. 신청자가 성인용을 원하는데 국가가 12세로 정할 수 있다. 현행 사전통제 방식은 꼭 필요한 영역으로만 제한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 변호사는 “게임물에 대해 가장 잘 아는 건 해당 게임을 개발한 게임사다”며 “게임사가 성인 대상으로 서비스하고 싶다면 그렇게 하게 둬야 한다. 사후에 문제가 발생하면 사후통제로 과징금을 부과해 민간에서 자율규제하는 방식이 적절하다”고 제안했다.
만화계에서도 대담회에 참여해 자율규제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손상민 한국만화가협회 이사는 “2012년에 방송통신위원회와 협약을 통해 자율규제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며 “상업적 콘텐츠이기 때문에 극단에 있는 자극적인 내용은 팔리지 않고 중간값이 많이 제작된다. 팔리지 않으면 제작이 어렵기 때문에 자율규제가 유지될 수 있다고 본다. 창작자와 수요층에게 맡겨도 무리가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