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임 실패’ KBS 박민 사장 “제가 부족한 탓에...”
||2024.10.31
||2024.10.31
사장 연임에 도전했다 실패한 박민 KBS 사장이 지난 28일 사내에 「사원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올리고 “이제 비로소 직원 여러분들과 본격적으로 미래와 비전을 나누기를 희망했는데 제가 부족한 탓에 이렇게 헤어지게 돼 정말 아쉽다”고 밝혔다. 박 사장 임기는 오는 12월9일까지다. KBS 내부에선 박장범 사장 후보자가 현 사장이 추진 중인 조직개편안을 그대로 추진할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박 사장은 “차기 사장과 새로운 경영진은 희망을 현실로 만들 역량과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 박장범 사장 후보자를 치켜세운 뒤 “취임과 동시에 차질 없이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향후 40여 일간 교체기에 직원 여러분들은 한 치의 착오 없이 인수인계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제가 처음 KBS에 왔을 때 많은 KBS 사원들은 당혹감을 느꼈고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분도 계셨을 것”이라며 “기꺼이 개혁과 혁신의 여정에 동참해 주신 직원 여러분 정말 감사하다”고 밝혔다. 이어 “짧지 않은 세월 동안 방치되고, 훼손되고, 분열된 역량과 자산들을 제대로 엮어낼 수 있다면 KBS는 세계 초일류 공영방송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지난 1년 임기에 대한 자화자찬에 가까운 평가도 이어졌다. 박 사장은 “지난해 11월 제가 사장에 취임했을 때 KBS는 수신료 분리 고지, 2TV 재허가, 국고보조금 전액 삭감이라는 3대 위기에 직면해 있었다. 혹독한 고통 분담의 시간이 뒤따랐다”면서 “115명의 명예·희망 퇴직, 한시직 직원 대규모 감축, 무급 휴직, 전 직종 수신료 파견, 연차 전면 소진, 간부직 임금 반납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됐다”고 밝혔다.
박 사장은 “2TV는 4년간 안정적으로 재허가를 받았고 국고보조금도 거의 회복했다. 올해 적자 폭이 예상보다 600억 원 준 800억 원대에서 막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고 했으며 “명예·희망퇴직은 240억 원의 비용이 일시에 들었지만 향후 820억 원대의 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온다. 여기에 한시직 직원 감축 등의 효과가 맞물리면 내년에는 400억 원대의 비용 감소가 가능하다”고 자평했다. 특히 “수신료 분리 고지 협상은 무려 8개월간 진행됐다. 치밀한 전략 전술과 집요한 협상 끝에 지난 8월부터 분리 고지가 전면 시행됐음에도 8월 수납률이 85.6%, 둘째 달인 9월 수납률이 89.8%에 달했다. 부인할 수 없는 성과”라고 자평했다.
이런 가운데 KBS 구성원들은 박 사장의 조직개편안 전면 철회를 요구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쟁의대책위원회는 31일 성명을 내고 “파우치 박장범 사장 후보자가 낙하산 박민 사장이 추진한 조직개악안을 그대로 추진하려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파우치 박은 낙하산 박의 시즌 2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박민 사장은 30일 KBS 이사회에서 ‘직제규정(조직개편) 개정안’의 시행일을 기존 11월4일에서 12월16일로 변경을 요청했다. 박 사장은 이 자리에서 “후임으로 제청되신 분도 전체적인 직제개편의 취지에 공감하고 그대로 시행하겠다는 것을 저와 소통했다”면서 “후임으로 제청된 분이 취임할 때 상당수의 인사 공백이 발생하기 때문에 연기를 요청하는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언론노조 KBS본부 쟁의대책위는 “거수기 역할을 자처한 KBS 이사회가 구성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밀어붙였던 ‘조직개악안’을 파우치 박장범은 어떠한 수정도 없이 그대로 시행하겠다고 밝혔다는 것”이라며 “사내 구성원 대부분은 낙하산 박민 사장이 만든 조직개악안이 KBS의 제작역량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수없이 문제제기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KBS의 존립과 미래를 고민하는 사장 후보자라면 축소와 폐지, 감축만 있고 제작 역량을 훼손할 ‘조직개악안’을 이토록 고민없이 수용할 수 없다”며 박장범 후보자의 사퇴를 요구하는 한편, 박민 사장을 향해 조직개편안 폐기를 요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