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녹취 공개] 야권서 ‘대통령 탄핵’ 언급
||2024.10.31
||2024.10.31
시사위크=전두성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 씨가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공천에 관한 대화를 나눈 통화 녹취가 공개되면서 정치권이 요동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은 이를 ‘국정농단’으로 규정하며 총공세에 나섰고, 여권은 공개 입장을 내놓지 않으며 혼란스러운 분위기다.
이러한 가운데 향후 윤 대통령의 ‘탄핵 사유 여부’를 놓고 법적 논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해당 발언 시점이 윤 대통령 취임식 하루 전인 2022년 5월 9일이었기 때문이다. 여권 내에선 “당선인 신분의 대화여서 탄핵 사유가 되지 않는다”는 주장이 나왔고, 야권은 “대통령 임기 중에 일어난 일로 판단한다”고 반박했다. 공천이 이뤄진 시점은 윤 대통령 취임 이후였다는 것이다.
◇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다”
민주당은 31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과 명 씨의 통화 녹취를 공개했다. 녹취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공관위(공천관리위원회)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거는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고 말했다. 이에 명 씨는 “진짜 평생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고맙습니다”라고 답했다.
민주당은 이 통화가 지난 2022년 5월 9일에 이뤄줬다고 밝혔다. 이후 김 전 의원은 다음날인 2022년 5월 10일 경남 창원의창 보궐선거 국회의원 후보로 공천을 받았다. 민주당은 명 씨가 통화 음성을 지인에게 들려줬다고 설명했다. 이후 이는 민주당 ‘제보센터’를 통해 접수됐다.
여기에 더해 민주당은 45초 분량의 명 씨 음성도 공개했다. 여기서 명 씨는 “지 마누라가 옆에서 ‘아니 오빠. 명 선생님 그거 처리 안 했어? 명 선생님이 이렇게 아침에 놀라셔갖고 전화 오게 만드는 게. 이게 오빠 대통령으로 자격 있는 거야?’ 그러니까 처음에 무슨 말이 많은지. ‘나(윤 대통령)는 했다. 나는 분명히 했다’라고 마누라 보고 얘기하는 거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장관 앉혀, 뭐 앉혀라. 아무것도 모르는데 이거 앉혀라. 저거 앉혀라. 말한 거야. 그래서 (윤 대통령이) 마누라 앞에서 했다고 변명하는 거야”라며 “내가 ‘평생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하니까 ‘알았어’라고 하고 ‘됐지?’라고 지 마누라한테 그 말이야”라고 했다.
이어 “마누라가 또 옆에서. 그리고 바로 끊자마자 마누라한테 전화 왔어”라며 “‘선생님 윤상현이한테 전화했습니다. 보안 유지하시고 내일 취임식에 꼭 오십시오’ 이러니까 전화 끊은 거야”라고 언급했다. 이 녹취와 관련해 민주당은 윤 대통령과 명 씨가 통화할 당시 김건희 여사가 대통령 바로 옆에 있었다는 내용이 주된 내용이라고 부연했다.
◇ 야권, ‘하야‧탄핵’ 총공세… 민주당은 ‘일단 선 긋기’
윤 대통령의 육성이 공개되자 정치권은 요동쳤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참으로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고, 박찬대 원내대표는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내놨다.
이외에도 민주당 내부에선 윤 대통령이 특검을 수용해야 한다는 요구가 쇄도했다. 송재봉 원내부대표는 “공천개입‧공천 뒷거래‧국정농단‧헌정질서 유린의 빼박 증거에, 말도 안 되는 변명만 늘어놓고 있다. 특검을 거부할 아무런 명분이 없다”고 했고, 박지원 의원은 “특감이 아니라 특검뿐이다. 한동훈 대표께서 결단하셔야 나라가 한다”고 촉구했다. 김승원 의원은 “윤 대통령은 이제 스스로 하야해 수사를 받든지, 아니면 특검을 수용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조국혁신당과 진보당, 기본소득당은 윤 대통령을 향해 하야와 탄핵을 요구했다. 조국혁신당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탄핵 스모킹건이 나왔다”며 윤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했다.
조국혁신당은 “공천 개입은 결국 사실이었다”며 “윤 대통령이 스스로 퇴진하지 않을 경우 답은 탄핵밖에 없다”고 밝혔다. 진보당도 기자회견에서 “이는 명백한 공직선거법 위반행위이며, 형사처벌 대상이며, 명백한 탄핵 사유”라며 “윤 대통령을 탄핵하고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겠다”고 언급했다. 기본소득당은 “탄핵된 두 번째 대통령이 되기 전에 스스로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나라”고 요구했다.
다만 민주당은 이러한 야당의 주장에 선을 긋고 있다. 우선 여론을 살피겠다는 것이다. 박 원내대표는 기자회견에서 ‘대통령 탄핵 사유가 된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국민이 판단하실 일 아니겠는가”라고 했고, 민주당의 한 의원도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탄핵은 야당이 아니라 국민이 하는 것”이라며 “국민 여론을 잘 모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우선 내달 2일 열리는 ‘김건희 국정농단 규탄 범국민대회’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장외 집회의 시간‧장소 등을 알리며 “다가오는 11월 2일 국민행동의 날, 정의의 파란 물결로 서울역을 뒤덮어달라”고 적었다.
◇ “탄핵전야 데자뷔 보는것 같다”… 여권 ‘혼란’
야권이 총공세에 나선 반면 여권은 공식 입장을 내지 않으며 혼란스러운 분위기를 보였다. 국민의힘 내에선 ‘머리 아프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반응이 나왔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녹취 관련 질문에 답을 하지 않았다.
다만 당내 일각에선 ‘사적 대화다’, ‘취임 전으로 문제없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시에 (윤 대통령은) 당선인 신분이었다”며 “공적인 신분에서 약속한 것이 아닌 사적대화”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공천 개입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도 “탄핵 사유라는 것은 대통령이 된 이후에 직무를 하면서 헌법과 법률에 위반하는 중대한 행위가 있을 경우(에 해당된다)”며 “그 일시는 대통령에 취임하기 전 당선인 신분에서 대화했던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탄핵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야권에선 반박이 나왔다.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은 기자회견 후 취재진과 만나 “공천권 확정은 5월 10일, (대통령) 취임하는 날 이행이 됐다”며 “통화는 그렇게 했더라도 공천은 10일에 됐기 때문에 대통령 신분에서 한 게 맞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도 “5월 10일에 공천이 공식 발표됐다”며 “대통령 임기 중에 일어난 일로 법적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가운데 홍준표 대구시장은 국민의힘의 대응을 지적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이에 대항하는 여당은 보이지 않고 내부 권력투쟁에만 골몰 한다”며 “박근혜가 그래서 간 것”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꼭 탄핵전야 데자뷔를 보는 것 같다. 싫어도 우리가 배출한 대통령”이라며 당내 단일대오를 요구했다.
한편 민주당은 녹취 추가 공개를 시사했다. 박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또 다른 녹취록이 있다”며 “추후에 관련된 내용을 공개하고. 내용들에 대한 설명도 있을 예정”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