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물밀물] 제물포 내항 개발, 두 개의 렌즈로
||2024.10.31
||2024.10.31
인천 도시개발에서 아마 주요 쟁점 중 하나는 원도심 내항을 어떻게 개발할 것인가다. 내항 개발은 인천 원도심 활성화의 핵심인 동시에 인천이 동북아 시대에 매력적인 거점도시로 도약하는데 플랫폼 기능을 할 사업이다. 그래서 내항 개발은 동북아 시대에 대응하는 장기적 관점과 원도심 재생이라는 지역적 요구를 동시에 반영하는 사업이 되어야 한다.
도시에서 정책 혹은 사업을 진행하는 방식 중 하나로 혼합관조적 접근(mixed-scanning approach)이 있다. 두 개의 렌즈로 사업을 들여다보며 진행하는 방식으로, 하나는 망원경이고 다른 하나는 현미경으로 관찰하며 추진하는 방식이다. 큰 틀에서 사업이 시대와 변화에 맞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망원경으로 들여다보고, 각 사업이 전체 구조를 파괴하지 않으면서 도시의 다양성, 창조성, 상상력, 이미지, 장소성을 잘 창출하고 있는지를 현미경으로 조정하는 방식이다. 두 렌즈를 사용한 혼합관조적 접근에 의한 도시개발은 거시적 방향의 마스터플랜과 시대와 환경변화에 따른 미시적 조정과 절충을 위한 유연성을 동시에 제공하는 장점이 있다.
인천과 같이 빠르게 변화하는 도시에서 이상향을 정해놓고 사업이나 계획을 추진하는 것은 절대 바람직하지 않다다. 왜냐하면, 지금은 글로벌 도시환경이 엄청 빠르게 변하고, 도시와 관련된 어느 요소 하나 고정된 것이 없는 사회에서 장밋빛 유토피아는 실현되기 어렵기 때문에, 큰 그림과 작은 계획이 화합한 혼합관조적 접근이 대안으로 제시된다. 큰 그림의 밑바탕 하에 소규모 점진적 계획을 시행함으로써 시대의 변화와 주민의 요구를 반영한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제물포 원도심 개발을 위한 거시적 청사진을 기반으로 소규모 단계별 사업을 차근차근 진행함으로써 서로 다른 개발 단계가 연계 및 조화를 이루고, 단계별 실제 경험을 기반으로 교훈을 얻어가며 다음 단계에 반영하는 학습이 된다.
제물포 내항은 유연하며 지속가능한 개발, 즉 도시환경과 재개발을 위한 주기는 점점 짧아지는데, 그 위에 세워진 건조물은 오래도록 자리를 지킬 수 있는 개발이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두 렌즈를 사용하여 거시적 청사진 아래 사업 단위를 작게 구성하여, 이전 단계에서 사업이 학습효과로 다음 단계 사업에 반영하는 지속가능하며 유연한 내항 개발을 추진하는 방식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김천권 인하대학교 명예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