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국립인천해양박물관, 인천에 가야 하는 이유
||2024.10.31
||2024.10.31
월미테마파크 옆으로 특이한 형태의 건물이 하나 생겼다. 흡사 거대한 대왕고래를 닮은 이 건물은 올해 말 개관 예정인 국립인천해양박물관. 해양수산부에서 1000억 원을 들여 조성하는 4층짜리 건물은 막바지 작업으로 분주해 보였다. 작년 국립세계문자박물관 개관에 이어 또 하나의 국립박물관은 문화 레저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인천 시민들은 물론 관광객에게 해양 문화의 즐거움을 누릴 기회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박물관은 본래 유물을 보관하고 전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기는 하지만, 어느 곳에 있느냐에 따라 그 이상의 역할이 기대되기도 한다. 미국 오클라호마에 있는 국립카우보이박물관은 서부 문화의 상징인 카우보이 문화와 각종 유물 전시로 유명하지만, 박물관이 위치한 곳이 과거 카우보이에 의해 삶의 터전을 뺏긴 원주민들이 살던 곳이라 이들의 유산을 같이 보존하고 알리는 역할로 존재의 의미를 더하고 있다.
국립인천해양박물관도 인천이라는 지리적 위치가 가진 장소 정체성은 물론 바다를 통한 교류라는 역사적 특성을 반영하는 곳이 되어야 한다.
인천은 예로부터 우리나라와 세계를 잇는 통로였고 이곳을 통해 수많은 물자와 사람, 문화가 흘러들어왔고 세계로 나갔다. 백제시대 능허대로부터 구한말 제물포 개항과 대한민국 최초 하와이 이민까지 바깥 세계와의 교류는 모두 인천에서 시작되었다.
인천의 해양박물관은 단순히 해양자원을 보여주는 것뿐만이 아니라 과거로부터 현재까지 인천을 중심으로 펼쳐진 우리나라 해양 교류의 역사를 아우르는 체험과 학습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특히, 최근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몰입경험 측면에서 방문객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입체감 있고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
도쿄의 대표적인 관광명소인 팀랩 전시관은 시각, 후각, 청각, 촉각을 모두 활용하여 관람객의 몰입을 극대화하고 있다. 지역 기관들과의 연계, 협력을 통해 지역과 유대감을 강화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초중고 학교와 동아리를 대상으로 해양유물역사교육, 해양생태교육, 해양문화교육, 해양레저관광교육을 실시하고 지역 도서관과 협력하여 시민들이 보유한 해양 유물의 출장 감정과 같이 주민들의 흥미를 유발하고 공감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적극 개발해야 한다.
엄숙한 공공기관 청사가 아닌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살아있는 박물관이 되어야 한다.
관광명소로서의 박물관에 대한 기대도 크다. 연간 120만 명이 방문할 것이라는 예측이 현실화한다면 월미테마파크, 월미공원, 차이나타운, 상상플랫폼 등 주변 관광자원과 연계하여 월미도 일대는 인천 관광의 새로운 경쟁력이 될 수 있다. 일본 요코하마가 차이나타운, 미나토미라이 개항지구, 퍼시피코 요코하마 전시장을 잇는 관광벨트에 추가로 2만 석 규모의 K-아레나 전문공연장을 개장하여 '뮤직테라스' 복합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듯이, 인천도 바다를 배경으로 역사와 문화, 관광과 이벤트가 어우러진 블루투어리즘 전략을 고민할 때이다.
조선업과 철강산업의 쇠퇴로 오랫동안 침체를 겪던 스페인 북부의 공업도시 빌바오는 1997년 세계적인 건축가 프랭크 게리가 설계한 구겐하임미술관이 개관하면서 한 해 100만 명이 방문하는 세계적인 관광도시가 되었다. 올해 개관하는 국립인천해양박물관이 2600만 명 수도권 시민과 인천공항을 거쳐 가는 수백만 명의 환승객들에게 인천에 가야 하는 이유가 되기를 희망해 본다.
/정진영 인천대학교 무역학부 교수·한국관광학회 부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