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기림 공간 추진 대학, ‘피해자 모욕’ 교수 징계 방관
||2024.10.31
||2024.10.31
아리송한 한신대학교.
한신대 교수가 수업중에 위안부 피해자 등에 대한 모욕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반면 대학 측은 학내에 위안부 역사를 기리기 위한 기념관 조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31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한신대 사회학과 A 교수는 지난달 12일 전공 수업 중에 “위안부가 강제 징용됐다는 증거는 별로 없다. 팔려갔다는 게 지네 아버지나 삼촌이 다 팔아쳐먹은 거다”, “위안부는 대부분 2년 계약제로 했다. 갔다가 돌아와 돈 벌어서 그 기록이 다 남아있다” 등 발언을 했다.
A 교수는 “그 당시는 식민지 제국주의가 정상적인 거였다” 등 친일 발언뿐 아니라 '제주 4·3사건'을 공산 폭동이라고 하거나, '5·18 민주화운동'은 북한 등 외부 세력 개입을 암시하는 말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수업을 들은 B 학생은 지난달 19일 학내 게시판을 통해 익명으로 작성한 'A 교수의 역사 왜곡과 위안부 피해자 2차 가해를 규탄한다'는 제목의 대자보를 붙였다.
대자보에는 “(위안부 피해자의 경우) 가부장적인 사회 분위기에서 피해자들의 남성 가족에 의해 팔려 간 사례만 부각하며 강제 징용된 증거가 별로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라며 “식민지 국가들은 근대적 국가를 만들 능력이 없단 말은 제국주의자들이 자신들을 옹호하기 위해 한 변명”이라는 지적이 담겼다.
학내에는 '교수는 망언, 동문은 망신', '교수는 사과하고 학교는 재발방지 대책을 세우라' 등 A 교수의 발언을 비판하는 플래카드가 여러 개 붙었다.
한신대 학생들과 위안부 피해자 시민단체, 전도현 오산시의원 등은 A 교수의 역사 왜곡 발언에 대한 문제 제기에도 한 달이 넘도록 대학 측이 징계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반발했다.
반면 대학 측은 지난 23일 위안부 피해자인 김복동 할머니의 이름을 딴 시민단체 '김복동의희망'과 함께 '김복동평화센터-김복동의나비길' 역사 전시공간을 교내에 조성하는 상호 업무협약을 체결, 오는 4일 개관키로 했다.
대학 측은 역사 왜곡 발언을 한 A 교수에 대한 징계 등 절차를 마무리하지 않은 채, 학생들에게 올바른 역사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위안부 피해자 전시공간을 조성하기로 했다.
20여일째 한신대 앞에서 1인 시위 중인 전 의원은 “대자보 게재 이후 한신대가 자체 조사로 끝내려는 것을 막기 위해 시위를 시작했다”며 “한 달이 지나도 징계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반면 위안부 피해자 공간을 추진하고 있어 아이러니하다”고 지적했다.
대학 측은 학내 인권센터에 관련 피해 신고가 접수돼 조사 절차를 진행 중이라는 입장이다.
한신대 관계자는 “대자보가 붙은 이후 총장 직속 특별조사위원을 구성해 A 교수와 면담을 통해 발언 경위 등을 파악하고 수업 때 사과 지시와 함께 재발 방지 차원의 교육을 진행했다”며 “이 같은 조치에도 인권센터에 조사를 해 달라는 신고가 들어와 조사위원회를 꾸리고 있다”고 했다.
/공병일·김혜진 기자 trust@incheon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