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케어 시장 도전장… ‘삼양 3세’ 전병우, '불닭 신화' 뛰어넘을까
||2024.11.05
||2024.11.05
삼양라운드스퀘어의 '오너 3세' 전병우 전략기획본부장이 식물성 헬스케어 사업을 앞세워 신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주력 사업인 '라면'을 넘어 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겠다는 의지다. 어머니인 김정수 부회장의 '붉닭 신화'의 바통을 이어받아 그룹의 혁신을 이끌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5일 삼양라운드스퀘어에 따르면 최근 식물성 헬스케어 브랜드 '잭앤펄스'를 재정비하고 브랜드 홍보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잭앤펄스는 전 본부장의 손을 거친 첫 헬스케어 브랜드다. 삼양라운드스퀘어는 잭앤펄스를 통해 식물성 원료 건강기능식품과 냉동 간편식·단백질 음료 등 건강한 먹거리를 선보이겠다는 전략이다.
앞서 삼양라운드스퀘어는 지난해 3월 식물성 건강 브랜드 잭앤펄스를 기획해 첫 제품으로 단백질 음료 '프로틴드롭'을 내놨다. 첫 출시 이후 잭앤펄스를 식물성 헬스케어 통합 브랜드로 리뉴얼해 건강기능식품·간편식 등 제품군을 넓혔다.
잭앤펄스는 전 본부장의 경영 성과 중 하나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해부터 그룹 내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며 존재감을 키워왔다. 지난해 말 '삼양라운드스퀘어 60주년 기념 비전 발표식'에 참석을 시작으로 올해 1월에는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행사인 'CES 2024'에도 참여했다.
전 본부장은 미국 컬럼비아 철학과를 졸업하고 2019년 (前)삼양식품 해외사업부 부장으로 입사했다. 지난 2022년 7월 불닭볶음면 등 자사 제품을 온라인 콘텐츠로 사업화하는 삼양애니를 설립하고 대표를 지냈다. 당시까지만 해도 경영 현장에 모습을 드러내진 않았다.
그러다 지난해 10월 상무로 승진하면서 적극적인 경영 행보를 보였다. 올해 5월부터는 신설된 헬스케어BU(Business Unit)장을 맡아 그룹의 신사업을 이끌었다. 최근에는 단순히 식물성 브랜드 출시 뿐만 아니라 개인 맞춤형 식품·식단 제안 등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수 부회장도 아들의 사업 운영을 적극 지지하는 모습이다. 김 부회장은 잭앤펄스 팝업스토어에 직접 찾아 공간을 둘러보고 제품을 일일이 살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아직까지 전 본부장이 경영 초기 단계인 만큼 사업을 안정적으로 안착시킬지는 미지수다.
식품업계 내 식물성 헬스케어 사업을 진출한 업체들이 대다수인 것은 물론 삼양스퀘어라운드에서 라면 의존도가 압도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전자공시시스켐에 따르면 삼양스퀘어라운드의 건강기능식품 사업은 전체 매출에서 1% 미만을 차지 중인 가운데 면·스낵 매출이 95% 정도 차지하고 있다.
이 같은 우려해도 전 본부장은 사업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 삼양라운드스퀘어 비전 선포식에서 식물성 단백질 사업과 관련해 "식물성 단백질 사업이 기후변화와 건강 문제를 해결하는 매개체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전 본부장이 자신감을 보인데는 식물성 헬스케어 시장이 커지고 있어서다.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2019년부터 지속적으로 성장해 지난해 6조2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코로나 이후 '건강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식물성 식품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헬스케어 시장은 식품 뿐 아니라 다양한 사업군에서 신성장동력으로 삼으면서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며 "후발주자들이 뚜렷한 차별전략 없이는 점유율 확보가 쉽지는 않은 상황이다"고 말했다.
변상이 기자 differenc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