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물포럼] 상생과 협력, 쉬운 건 아니지만 어려운 것도 아니다
||2024.11.24
||2024.11.24
우리 경제의 신호등이 노란불에서 빨간불로 바뀌고 있다.
수출이 부진한 가운데 내수 회복세가 더디면서, 국제통화기금(IMF) 등 주요 경제기관이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IMF 한국미션단은 지난 20일 연례 협의(Article IV) 결과발표에서 내년도 한국경제 성장률을 2.0%에 근접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종전 전망치(2.2%)보다 0.2%포인트 하향 조정한 것이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기존 2.5%에서 2.2%로 0.3%포인트 낮췄다. 미국의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맞물려 대외 불확실성을 거론하면서 하방리스크가 크다는 이유에서다.
한국개발연구원(KDI)과 한국금융연구원, 한국은행 역시 내년도 경제성장률을 하향 조정하거나 하방 압력을 받을 것으로 시사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미국 대선 이후 정책 변화, 국내 경기 부진, 자영업자 부실 확대 등이 1년 내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은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치권은 어떠한가. 연일 네 탓 공방이 한창이다. 공수(攻守)만 바뀌었을 뿐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여야 정치권의 모습이 이젠 낯설지도 않다.
지방정치권도 마찬가지다. 2025년 본예산을 심의하거나 앞두고, 쪼그라든 지자체 살림살이의 원인을 서로 네 탓으로 넘기고 있다.
양주시의회는 후반기 원 구성을 놓고 5개월째 파행을 이어가고 있고, 시는 2차 추경 예산 등 현안 사업과 관련 의회 승인을 얻지 못해 시정이 멈춘 상태다. 지난 6월 말부터 여야 의원 8명이 후반기 의장 자리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시의원들은 국민의힘이 전반기 때 나눠 갖기로 한 의장 자리를 내놓지 않는다는 이유로 지금까지 의회 등원을 보이콧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내년도 본예산 처리도 불투명해 시정 운영 자체가 혼돈에 빠질 위기다.
노자의 도덕경 제2장에는 이런 말이 나온다. 고유무상생(故有無相生), 난이상성(難易相成), 장단상형(長短相形), 고하상경(高下相傾), 음성상화(音聲相和), 전후상수(前後相隨). 해석하면 본시 유와 무는 서로를 낳고, 어려운 것과 쉬운 것도 서로를 이루게 한 것이며, 길고 짧은 것은 서로를 그렇게 드러나게 하고, 높이 있는 것과 아래에 있는 것은 서로를 기울어져 보이게 하고, 음악과 소리는 서로를 조화시키고, 앞과 뒤도 서로를 따르는 것이다. 우주의 존재 원칙이다.
이를 다르게 해석해보고 싶다.
우리가 남들과 비교하고 평가하는 기준은 모두 상대적이다. 반대로 상대적인 것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절대적인 가치를 아는 것은 어떠할까. 나의 절대 가치를 안다면, 타인의 절대적 가치도 인정하게 될 것이다. 타인의 절대 가치를 이해하면 네 탓 공방도 잦아들 것이다.
경기지방중소벤처기업청이 전국 최초로 선보인 '우리 동네 1사-1전통시장'은 그나마 우리를 미소 짓게 한다. '상생'과 '협력'이란 단어에 잘 부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사업은 경기지역 기업과 전통시장의 상생 협력을 위한 것인데, 참여 기업과 전통시장 간 재능과 자원을 공유하도록 해준다. 그간의 전통시장 사업이 지원 일변도였다면, 1사-1전통시장은 각자의 장점을 바탕으로 협력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1사-1전통시장의 결과물인 협력 사례를 보자. 피에스플러스는 부천역곡상상시장 상인회에서 운영하는 카페에 키오스크를 무상 임대 지원하고 있다. 대신 시장은 부천국제만화축제 등을 통해 기업을 홍보해준다. 마찬가지로 스튜디오블랙빈은 오산 최대 축제인 오색시장 야맥축제가 열렸을 때 영상 촬영을 지원했다. 시장은 향후 기업이 시장 영상을 제작할 때 촬영에 협조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 사업이 경기도를 넘어 전국으로 확대되길 기대해 본다. 상생·협력은 쉬운 건 아니지만 어려운 것도 아니다.
/이종철 경기본사 경제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