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물밀물] 인천 누들 플랫폼 변신 필요
||2024.11.24
||2024.11.24
인천은 1883년 개항 이후 국내에서 신문물을 처음 맞이하는 관문 도시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인천에서 비롯한 '한국 최초'만 봐도, 철도·등대·서양식 호텔·공립 도서관·고속도로 등 숱하다. 이처럼 인천은 근대 역사와 정체성 등에서 괄목할 만한 유산을 갖고 있다.
그 중에서도 먹을거리를 빼놓을 수는 없겠다. 인천은 짜장면·짬뽕·쫄면 등을 탄생시킨 면 요리의 본고장이어서다. 특정 지역을 떠올릴 때 그곳의 대표 음식은 불가피한 선택이기도 하다. 전주 비빔밥, 의정부 부대찌개, 춘천 닭갈비 등을 쉽게 연상하는 일도 그런 이유일 터이다. 전국 각지에서 사람들이 함께 모여 살아가는 인천은 음식에서도 남다른 '융합'을 거쳐 새롭게 생겨나는 힘을 보탰다.
짜장면만 해도 그렇다. 그 역사는 130여 년 전인 19세기 말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별다른 재료 없이 춘장에 수타면을 비벼 즉석에서 간편하게 만들었다. 인천항은 1890년대를 전후해 외국과의 무역이 대폭 늘어났고, 배에서 화물을 싣고 내리는 수많은 짐꾼과 인력거꾼이 급증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산둥 지방 출신 '쿨리(중국인 저임금 노동자)'였다. 이들을 상대로 한 음식이 바로 짜장면이었다.
짬뽕의 유래를 놓고는 다양한 설이 존재하지만, 그 역시 인천에서 비롯한 음식이다. 인천시 역사자료관이 출간한 「한국 최초 인천 최고 100선」을 보면, 19세기 말 일본 나가사키 화교들은 인천에서 우동에 오징어·새우·굴 등을 넣어 '잔폰'을 만들었다. 이후 그게 짬뽕으로 불렸다고 한다.
인천에서 처음 등장한 쫄면도 빠질 수 없다. 1970년대 중구 경동 내 '광신제면'에서 우연한 계기로 만들었다. 과거 냉면발 주문이 밀려 바쁜 와중에 사출기 체를 잘못 끼운 직원의 실수 탓에 굵은 면발이 나온 게 쫄면의 시초였다고 한다. 쫄면은 우연으로 시작했지만, 끈질긴 노력의 결실로 이제는 '국민 분식' 반열에 오르게 됐다.
중구 신포로 내 누들 플랫폼을 방문하는 관람객 수가 크게 늘어났다. 인천중구문화재단은 이곳의 누적 관람객 수가 6만 명을 돌파했다고 최근 밝혔다. 누들 플랫폼은 지난 2021년 문을 열었는데, 인천 면 요리 역사와 이야기를 바탕으로 전시·교육·체험 등을 함께 이루는 복합 문화공간이다. 짜장면은 물론 쫄면, 세숫대야 냉면, 튀김 우동 등 인천 정서를 담은 면 음식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이들 면 요리는 다양한 음식 문화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진화한 산물로 볼 수 있다. 이렇게 인천에서 탄생한 음식의 역사적 배경과 그 속에 담긴 이야기를 알리는 프로그램을 더 다채롭게 운영하기를 바란다.
/이문일 논설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