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 사망…끝내 사과 안 한 합창단장
||2024.11.25
||2024.11.25
인천 기쁜소식선교회에서 여고생을 장기간 학대해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교회 합창단장 등 3명에게 검찰이 중형을 구형했다.
합창단장은 최후 진술에서 피해자에게 사과할 마지막 기회마저 저버리고 음악가로 쌓아온 업적을 읊어대는 모습을 보였다.
25일 오후 인천지법 형사13부(부장판사 장우영) 심리로 진행된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살해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그라시아스합창단 박모(52·여) 단장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구했다.
같은 혐의로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진 단원 조모(41·여)씨와 신도 김모(54·여)씨에게는 각각 징역 30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박 단장은 자신을 맹종하는 단원과 신도에게 범행을 지시하는 등 피해자 사망에 가장 큰 책임이 있음에도 처벌을 면하고자 거짓 진술을 이어가고 있다”며 “단원인 조씨에게 증거 인멸을 지시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조씨와 김씨는 박 단장 지시를 받고 아무런 저항을 하지 못하는 어린 피해자를 상당 기간에 걸쳐 잔혹하고 계획적 방법으로 학대했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또 아동유기·방임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피해자 친모 함모(52)씨에게 징역 5년을 구형하며 “박 단장 죄책을 가볍게 하려고 거짓 진술을 하는 등 피해자 어머니라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날 법정 방청석은 취재진과 기쁜소식선교회 신도들로 가득 찼다.
검은색 정장을 입고 피고인석에 선 박 단장은 무기징역이 구형된 후 자신의 변호인이 최후 변론을 시작하자 흐느끼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재판 내내 착잡한 표정을 지었던 조씨와 김씨도 최후 진술을 할 때 눈물을 터뜨렸다.
변호인 측은 최후 변론에서 “피고인들은 학대의 고의가 없었고 사망에 대한 예견 가능성도 없었다”며 무죄를 선고해 달라고 요구했다.
박 단장은 최후 진술에서 지난 40년간 음악가로 활동한 이력을 나열하며 “제 인생에서 가장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서 재판장님의 지혜로운 판결을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함씨는 “박 단장 등은 딸아이를 학대하거나 감금하지 않았고 본인들 삶을 희생하며 돌봐줬다”며 “이들이 일상으로 돌아간다면 하늘에 있는 아이도 평안하게 갈 것 같다”고 했다.
박 단장 등은 지난 2월14일부터 5월2일까지 남동구 기쁜소식인천교회에서 생활하던 A양을 합창단 숙소에 감금한 채 양발을 결박하는 등 26차례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선고 공판은 내달 6일 인천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나라 기자 nara@incheon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