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있어도…체납자 코인 매각 못 하는 지자체
||2024.11.25
||2024.11.25
지방자치단체의 세금 체납자 가상자산(코인) 직접 매각 시스템이 법 개정 4년도 되지 않아 사실상 '무용론'이 나오고 있는데도 해법 논의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일선 현장에서는 '독소조항'이 사라져야 법적 기능이 제대로 가동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인천일보 11월 25일자 1면 [단독] 지자체 가상자산 직접 몰수·매각, 법 개정 3년 간 ‘0건’」
25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2022년 1월 국회 의결을 받아 '지방세징수법'이 개정된 이후에도 지자체의 체납자 가상자산 처리 권한은 극히 제한돼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의 원인은 법 자체에 있었다. 해당 법 제61조에는 지자체장이 가상자산을 압류하려는 경우, 체납자나 가상자산사업자인 거래소에 이전을 요구해야 한다고 적혀있다. 이는 최종 단계인 매각으로 가기 위한 절차 중 하나로, 시·군 명의 계좌에 가상자산을 받아서 직접 거래하라는 의미다. 고의로 자산을 은닉하는 등의 악성 체납자에게 강력한 체납처분을 해야 한다는 여론이 법에 반영돼있다.
가상자산을 받고 매수·매도 현금이 오가는 계좌는 아무거나 되지 않고, 거래소와 연동돼있는 특정 은행의 것만 가능하다. 예를 들어 업비트는 케이뱅크, 빗썸은 농협이다.
하지만 지자체는 실명계좌를 만들고, 거래소 회원가입을 하는데 필요한 인증이 개인보다도 더욱 까다롭다. 내부에서 회계 협의를 비롯해 지자체 금고와 협의를 거쳐야 한다. 체납 징수 등의 사유를 내면서 은행·거래소 승인도 받아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국내는 법인의 가상자산 거래소 계좌 발급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어서다.
이달 들어서야 금융위원회가 민간과 함께 법인계좌를 허용하는 방안을 놓고 의견을 나누는 중이다. 이에 일부 지자체에서는 은행에 가입 신청을 했다가 거절당하는 사례도 확인됐다. 공직자 데스크톱 PC로는 거래소로 접속할 수조차 없다. 가상자산을 받아왔다고 해도, 가격 변동성이 큰 시장 특성상 매각하는 공직자가 리스크를 안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있다.
체납자 가상자산을 거래소에 맡겨 매각하는 수단도 쓰지 못한다.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0조의 20은 가상자산사업자나 임직원의 매매·교환·중개·알선·대행을 제재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지자체들은 이 2가지 조항이 다시 점검돼야 한다는데 입장을 같이하고 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통장을 만들어 연동시키는 것부터 쉽지 않은데, 코인을 받아도 누가 그거를 책임지고 매각할 수 있겠느냐”며 “이 상태로는 가상자산 직접 매각은 못 한다”고 말했다.
체납자 주식은 가상자산과 달리, 매각을 증권사 대행으로 하는 등 처리구조가 복잡하지 않다는 아쉬움도 있다. 지자체 요청이 있으면 증권사가 시장 마감 기준으로 매각해줘 행정업무 추진에 부담이 없는 편이다.
도에서는 이미 행정안전부 주재 회의에서 수차례 애로사항을 전달했다. 다만 특별한 변화는 없었다.
도 관계자는 “한쪽 법에서는 가상자산 거래소에 매각을 요청해야 한다면서, 다른 법에서는 거래소가 매매할 수 없다는 게 있으니 아이러니한 부분”이라며 “체납자 징수에 한해 예외조항을 넣거나 아예 조항을 빼는 등의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가상자산 체납자 관련 구체적인 통계는 정부와 지자체 모두 없는 상황이나, 경기도는 전국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 추심 인원만 봐도 2021~2023년 5000~6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압류액은 최소 600억원에서 7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되고 있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