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 전공의, 대거 의료기관 일반의로 재취업...필수의료 인력난 가중
||2024.11.26
||2024.11.26
[더퍼블릭=이유정 기자] 전공의 사직 후 절반 이상이 의료기관에 일반의로 재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하며 집단 사직한 전공의들 중 상당수가 수도권 병의원에 집중된 것으로 조사되면서, 필수의료 분야 전문의 부족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6일 업계 및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전국적으로 사직이 확정된 전공의는 9198명에 달했다. 이 중 4640명이 의료기관에 재취업해 일반의로 활동 중이며 이는 전체의 50.4%를 차지한다. 두 달 전인 9월 3114명에 비해 약 49% 증가한 수치다.
특히 종합병원과 병의원에서 일하는 일반의 숫자가 급증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체 일반의 수는 올해 2분기 6624명에서 3분기 9471명으로 약 43% 증가했다.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활동하는 일반의는 같은 기간 4678명에서 6331명으로 35.3% 늘었으며, 종합병원 일반의는 236명에서 689명으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상급종합병원 일반의도 203명에서 223명으로 10%가량 증가했다.
대구 지역에서도 일반의 증가 현상이 두드러졌다. 올해 2분기 대구의 의원급 일반의는 170명에서 229명으로 35% 증가했으며, 종합병원 일반의는 7명에서 38명으로 5배 넘게 늘었다. 이러한 증가는 지역 대학병원 교수들이 사직한 전공의들의 취업을 돕기 위해 중소병원과 협력한 결과로 분석된다.
그러나 상급종합병원 일반의는 올해 2분기 16명에서 3분기 20명으로 증가 폭이 제한적이었다. 이는 전문의 자격이 필요한 응급·중환자 치료와 같은 필수의료 분야에 여전히 인력난이 심각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의료계에서는 전공의 사직 후 일반의로 재취업한 이들이 수도권에 집중된 점을 우려하고 있다. 사직 전공의 4111명 중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일하는 2341명(56.9%) 중 약 66%가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 위치했다. 반면 지방 병의원에는 이들 인력이 충분히 공급되지 않아 지역 의료 공백이 심화되고 있다. 지방의 병·의원은 여전히 필수의료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복지부는 내년 3월 복귀를 희망하는 전공의들을 위한 수련 특례를 검토 중이지만, 정책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이다.
의료계에서는 의대 정원 확대만으로는 필수의료 인력난을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한 개원의는 “정부가 증원 정책만 내세울 뿐, 전공의 유치를 위한 환경 개선이나 필수의료 분야의 지원 방안은 미흡하다”며 “현재의 불균형이 지속된다면 필수의료 붕괴는 시간문제”라는 비판이 나온다.
결국 필수의료 분야 전문의 부족이 이어지는 가운데, 일반의는 특정 지역과 비필수 분야에 몰리는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 의료계와 정부 간의 신뢰 회복과 함께 지속 가능한 인력 배치와 환경 개선이 요구된다. 공공·필수의료의 정상화를 위해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실질적 대책이 절실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