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나무는 가을이 되면 열매와 꽃이 만나느니
||2024.11.26
||2024.11.26
차나무는 쌍떡잎식물로 잎에는 불규칙한 톱니(거치)가 주맥을 기준으로 좌우로 약 30개 정도 나 있다. 잎맥은 어긋나기다. 뿌리는 원뿌리로 곧게 뻗는 직근성(直根性)이며, 2~4m까지 뿌리를 내리는 심근성(深根性)이다. 측근에는 잔뿌리가 있지만 많지는 않다.
이러한 차나무의 직근성과 심근성은 차나무를 옮겨 심으면 쉽게 죽게 하여 불천(不遷)이라는 별칭을 가지게 하였다. 중국에서는 딸이 시집갈 때 혼수에 차나무 씨앗을 소중히 넣어 보내는 풍습이 있었다고 한다. 그것은 시집가는 딸이 그 집안에 가서 일부종사(一夫從事)하고 자식을 낳아 뿌리를 내리고 잘 살아주길 바라는 부모의 마음이었다.
이와 비슷하게 우리나라 하동의 화개지역에도 봉차(封茶)라는 풍습이 있었다. 결혼하기 전에 신랑집에서 신붓집으로 예단을 보낼 때 차와 차씨를 넣어 보냈다. 그 차로 며느리 될 사람은 시댁의 조상께 첫차를 올렸다(茶禮). 차씨는 그 집안에 자리를 잡고 싹을 틔워 다산하며 집안의 대를 이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고 있었다.
차나무는 참 특이한 식물이다. 차나무의 꽃은 가을(9~11월)에 핀다. 꽃잎은 5~8장이고 꽃받침은 5장이다. 수술은 180~240개이고 암술은 1개이며 꽃밥은 노란색이다. 열매는 꽃이 핀 다음해 가을이 되어야 맺는다. 그래서 차나무는 가을에 꽃과 열매가 만난다.
다소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실상은 이렇다. 같은 차나무에는 그해 가을에 핀 꽃과 한해 전 가을에 꽃이 피어 맺은 열매가 함께 공존한다. 그래서 차나무를 실화상봉수(實花相逢樹:열매와 꽃이 서로 만나는 나무)라 한다. 참 흥미로운 식물임에 틀림없다.
차나무는 수형(樹形)에 따라서 교목형, 소교목형(반교목형), 관목형으로 구분한다. 교목형은 주간(株杆)이 뚜렷하고 키도 커 자연 상태에서는 15m 이상 자라기도 한다. 교목형은 잎의 길이가 20cm 이상 되는 대엽종(大葉種) 차나무에 많다. 대엽종 차나무는 티 폴리페놀(tea polyphenol) 함량이 높아 홍차제조에 적합하다. 소교목형(반교목형) 차나무는 교목형과 관목형의 중간으로 하층부(基部)에는 주간이 존재하나 상층부로 가면 주간이 존재하지 않는다. 관목형은 주간이 없어 처음부터 산만하게 분산되어 자란다. 관목형은 수고(樹高)가 4m 이하이고 잎이 작아(5~8cm) 소엽종에 주로 많다.
차나무는 자체 돌연변이나 종자 개량을 통해 다양한 차품종이 존재하지만 차나무 잎의 크기에 따라 크게 4종류(중국대엽종, 중국소엽종, 인도종, 샨종)로 구분하고 있다.
중국 대엽종은 호북성, 운남성, 사천성 등지에서 재배되고 있는 차종(茶種)이다. 수고(樹高)는 5~32m이고, 찻잎의 길이는 약 13~15cm 정도다. 카테킨이 많아 쓰고 떫은맛이 많이 난다. 따라서 발효차인 홍차나 흑차(보이차)를 만드는데 적합하다.
중국 소엽종은 추위에 강해 중국 동남부를 포함하여 한국, 일본에 분포되어 있다. 찻잎의 길이는 4~5cm로 녹차를 만드는 데 적합하다. 대엽종은 잎이 크고 넓지만, 두께는 얇다. 반면에, 소엽종은 잎이 작고 좁으며 두께는 대엽종에 비해 두껍다. 차의 원산지가 따뜻한 운남성, 귀주성, 사천성이라는 것을 생각해 볼 때 이는 추운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나온 오랜 진화의 결과다.
소엽종의 특징을 좀 더 살펴보면, 잎의 표면적은 작고, 잎 표면은 두꺼운 큐티클(cuticle: 표피)이 형성되어 있다. 또한 코팅을 한 듯한 얇은 막은 잎의 수분 보호 기능을 하여 잎이 마르지 않고 유지되게 한다. 그리고 겨울이 되면 세포에 아미노산과 같은 당의 농도가 높아지고 글리세린 등이 많아져 잎의 어는 점을 낮춘다. 이러한 구조적 특징 때문에 겨울에 영하로 떨어지더라도 잎이 쉽게 얼지 않는다.
인도종은 수고가 10~20m, 찻잎 길이는 22~30cm로 찻잎이 가장 크며 홍차를 만드는데 적합하다. 인도종은 인도 아삼, 매니푸, 카차르, 루차이 지방을 중심으로 많이 재배되고 있다. 인도종의 대표인 아삼종은 1823년 영국의 군인이자 탐험가 로버트 브루스 소령이 당시 미얀마 영역이었던 아삼(Assam) 지방에 들어가 원주민(심포족)이 마시던 차를 보고 차나무를 입수했다. 이 차나무 잎은 인도 콜카타의 식물원, 런던의 Iinne 협회에 보내져 아삼(Assam)의 고유의 차나무임이 입증되었다. 이것을 계기로 차의 원산지가 아삼 지역이라고 주장하는 영국에 의해 차원산지 논쟁의 시발이 되기도 하였다.
마지막으로 샨종은 라오스, 태국 북부, 미안마 북부 등 샨 지방이라 불리는 곳에서 자라는 차나무다. 수고는 4~10m, 찻잎 길이는 15cm 정도로 홍차 등 발효차를 만드는데 적합하다. 이 밖에도 다양한 변종들이 발견되고 있어 차나무를 세부적으로 분류하기가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