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상생안’ 때문? 치킨집도 이중가격제 카드 만지작… "결국 본사 배불리기" 지적
||2024.11.26
||2024.11.26
'치킨값 3만원' 시대가 현실화될 전망이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이하 프랜차이즈협회)가 매장 가격보다 배달 가격을 비싸게 받는 이른바 '이중가격제' 도입을 추진하면서다.
프랜차이즈협회는 최근 수차례 걸쳐 마련된 '배달앱 상생안'을 근거로 들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결국 본사만 배불리려는 꼼수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프랜차이즈협회는 2025년초부터 이중가격제 도입을 추진한다. 지난 14일 배달 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의 합의안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프랜차이즈협회는 현행 9.8% 수준의 배달 플랫폼의 수수료를 2~7.8%로 낮추기로 했지만 이 역시 배달 가격 부담을 줄이기는 어렵다고 주장한다.
총 12회에 걸쳐 마련됐던 배달앱 상생안에서는 대부분 구간에서 가격 인하 효과가 있지만 매출 상위 35% 구간의 점주가 2만5000원 미만의 주문을 받으면 수백원 수준 추가 부담이 발생한다. 프랜차이즈산업협회가 문제 삼은 게 바로 이 부분이다.
하지만 배달앱에 따르면 프랜차이즈협회가 밝힌 이중가격제로 소비자가 부담해야 하는 배달 가격은 1000~2000원이 인상된다.
예컨대 배달의 민족과 쿠팡이츠에서 BHC의 최저가 메뉴인 바삭클 1만8000원 메뉴를 주문하면 기존 대비 수수료는 360원 줄고, 배달료는 500원 늘어 140원의 추가 부담이 생긴다. 이중가격제를 적용하면 소비자는 1000~2000원 추가 부담을 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상생안으로 수수료율이 낮아지면 가맹점과 프랜차이즈 본사가 수익을 가져가는데 반해 일부 메뉴에 소폭 인상된 배달료를 부풀려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것은 물론 추가 수익을 확보하려는 것이다"라며 "프랜차이즈협회 점주 중에도 2% 수수료를 적용 받는 매장에도 일괄적으로 배달 가격을 인상하는 것은 소비자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상생안 취지에도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프랜차이즈협회에 소속된 주요 치킨업체들은 지난해부터 올해 10월까지 꾸준히 가격을 인상해왔다. 지난해 4월 교촌치킨은 치킨가격을 최대 3000원 인상했으며 지난해 6월 BBQ는 23개 메뉴의 소비자 권장 판매 가격을 평균 6.3% 올렸다. 같은해 12월 BHC 치킨은 치킨을 비롯한 85개 제품의 권장 소비자 가격을 500~3000원 인상했다. 평균 인상률은 12.4%다.
결국 본사 배불리는 이중가격제… 가맹점 매출은 감소
일각에서는 배달앱 상생안을 근거로 이중가격제를 실시한다는 점은 '핑계'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의 영업이익률은 외식업계 중에서도 독보적인 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치킨프랜차이즈 본사인 BHC·제너시스BBQ·교촌에프앤비을 비롯한 총 8곳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681억원으로 영업이익률 10%를 기록했다. 그 중 BHC의 영업이익률이 22%(1203억원)로 가장 높았으며 이어 제네시스 BBQ가 14%(653억원)로 뒤를 이었다.
문제는 본사의 영업이익률이 가맹점주의 실익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라는 점이다.
프랜차이즈 상위 6개 본사의 최근 3년(2020~2022년)간 유통마진은 가맹점당 12.9%다. 유통마진은 생닭이나 식용유·채소 등 원부자재를 공급하면서 거둬들인 차액이다. 외식업체 영업비용 중 식재료비는 2022년 기준 42.4%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높은 유통 마진으로 치킨 프랜차이즈 매출과 이익은 2020년 대비 2022년 32.9%로 올랐다. 이 기간 가맹점포당 평균 매출 1.6% 감소했다.
본사가 재료를 공급할 때 도매가격에 마진을 붙여 하는 '차액가맹금'이 점주와 협의도 없이 결정되는 등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 본사를 상대로 소송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치킨 가맹점을 운영하는 익명의 점주는 "처음에 본사랑 계약할 때는 자세히 몰랐던 식재료 등 기타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며 "부당 계약까진 아니겠지만 본사 이득을 위한 꼼수 계약에 중간에 가맹점을 철회하는 사례도 종종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배달앱들이 수익을 포기하고서라도 수수료율을 낮추는 상생에 나섰음에도 프랜차이즈 본사가 메뉴 가격을 인상한지 일년도 지나지 않아 이중가격제 도입을 공식화하는 것은 배달앱 수수료를 가격 인상을 위한 핑계로 삼은 것 아니겠나"라며 "가맹본사 차원의 이중가격제 시행은 외식시장의 배달 수요를 줄여 영세 가맹점주가 피해를 입는 결과로 돌아올 수 있다"고 말했다.
변상이 기자 difference@chosunbiz.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