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경영진단실 신설… ‘미전실’ 부활 신호?
||2024.11.28
||2024.11.28
삼성이 '경영진단실'을 삼성글로벌리서치 산하에 신설했다. 경영진단실은 관계사 경영진단과 컨설팅 기능을 수행하는 조직이다. 2010년부터 2017년까지 삼성 경영을 이끈 '미래전략실(이하 미전실)'과 닮았다. 수장은 과거 미전실과 사업지원TF를 거친 최윤호 삼성SDI 사장이다.
삼성글로벌리서치는 28일 경영진단실 신설과 관련 "불확실한 경영 환경을 극복하고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관계사 사업경쟁력 제고와 경영 건전성 확보 미션을 수행하게 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재계에서는 경영진단실의 신설을 두고 기존 계열사 간 업무 조정 역할을 하는 사업지원TF의 한계를 내부에서도 어느정도 인정한 것이라는 평가를 내놓는다. 사업지원TF가 그룹 전반을 기민하게 콘트롤하지 못한다는 목소리리 커지면서 그룹 관리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경영진단실을 신설했다는 분석이다.
경영진단실은 과거 미전실 내에서도 옛 ‘구조조정본부’ 역할을 물려받은 경영진단팀과 이름이 비슷하다. 다만 경영진단팀과 달리 신설된 경영진단실은 임직원 비리를 적발하는 그룹 감사 기능보다는 20개가 넘는 관계사의 사업 경쟁력 개선 방안 등 컨설팅 기능을 주로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 관계자는 "경영진단실이 관계사 경영 성과와 업무 프로세스 진단 등 콘트롤타워로서 입지가 강화하면 과거 미래전략실에 준하는 위상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초대 경영진단실장인 최윤호 사장은 삼성전자 구주총괄 경영지원팀장과 미래전략실 전략팀, 사업지원TF를 거쳐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을 역임했다. 2021년 말에는 삼성SDI 대표이사로 이동해 어려운 대내외 환경 속에서도 배터리사업 성장의 토대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글로벌리서치는 "글로벌 경험과 사업운영 역량을 갖춘 최윤호 사장의 리더십을 통해 관계사별 내실있고 지속가능한 성장기반을 굳건히 다져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27일 사장단 인사에서도 반도체 사업 투자와 지원 등 전략을 총괄하는 조직을 DS부문에 별도 신설했다.
신설된 DS부문 경영전략담당에는 '전략통'인 김용관 사업지원TF 부사장이 사장 승진해 선임됐다. 김용관 사장 역시 최윤호 사장과 마찬가지로 미전실과 사업지원TF를 거친 인물이다. 경영전략담당은 사업지원TF와 DS사업부 간 가교 역할을 하며 반도체 경쟁력 조기 회복을 뒷받침 할 것으로 보인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