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쇄신 카드’ 빼든 신동빈 회장… 아들 신유열 입지 넓히나
||2024.11.28
||2024.11.28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물갈이 인사'를 단행했다. 올해 하반기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한 이후 '유동성 위기설'까지 퍼지면서 쇄신 카드로 위기 대응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더욱이 신유열 전무를 1년 만에 부사장으로 승진 시킨 가운데 그룹의 위기 속에서 아들의 경영시험 영역대을 넓히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이날 롯데지주 포함해 37개 계열사는 이사회를 열고 2025년 정기 임원인사를 진행했다. 이번 인사에서 신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전무)이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지난해 전무자리에 오른지 1년 만의 승진으로 향후 신 회장과 함께 그룹의 중대한 사안을 들여다 볼 것으로 보인다.
신 부사장은 1986년생으로 일본 게이오대 환경정보학 학위를 받고 미국 컬럼비아대학에서는 MBA를 취득했다. 2020년 일본 롯데 영업부장으로 일본 롯데그룹에 입사했으며 2022년에는 롯데케미칼 기초소재 도쿄지사와 롯데지주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혁신실 미래성장 태스크포스에 몸을 담았다.
롯데그룹 측은 "신 부사장은 롯데파이낸셜 대표이사 등 투자계열사 대표직을 역임하며 재무에 대한 전문성을 높여왔다"며 "바이오 위탁개발생산 등 신사업의 성공적 안착과 핵심사업의 글로벌 시장 개척을 본격적으로 주도하면서 그룹이 지속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신 부사장의 승진으로 지주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의 수장 교체에도 이목이 집중됐다. 신 부사장이 이제 막 경영 초기 단계에 접어든 만큼 앞으로 그의 옆에서 실질적인 경영 수업 이끌어줄 멘토가 될 수 있는지도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우선 롯데그룹 전반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책임지고 있는 지주의 인사에 관심이 쏠렸다. 그 중에서도 경영혁신실의 노준형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그룹 내 신규 조직 역량이 강화될 전망이다.
현재 롯데지주 경영혁신실은 기존의 사업지원실과 통합돼 그룹사의 비즈니스 구조조정과 혁신의 중심축을 수행하고 있다. 노 사장은 전략·기획·신사업 전문가로 기존 사업 역량 제고 및 그룹 사업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할 적임자로 평가받아 지난해부터 롯데지주 경영혁신실장으로 재임 중이다.
최근 불거진 유동성 위기설의 주인공인 롯데케미칼의 인사에도 변화가 일었다. 화학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을 위해 롯데케미칼 첨단소재 대표이사 이영준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롯데 화학군의 총괄대표를 맡게됐다.
롯데지주 사업지원실장 정호석 부사장은 호텔롯데 대표이사에 올랐다. 정 부사장은 롯데 그룹사의 전략 수립을 지원하고 경영 리스크를 관리해온 경영 전문가다. 호텔 글로벌 사업 확장을 가속화하는 동시에 위탁 운영 전략 본격화를 통해 리스크를 관리할 계획이다.
이 외 황민재 롯데화학군HQ 기술전략본부장(CTO) 전무는 부사장으로 승진해 롯데케미칼 첨단소재 대표이사로, 정승원 롯데이네오스화학 대표이사 전무는 부사장으로 승진해 롯데정밀화학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내부에서 검증된 인재들을 CEO로 인선함으로써 롯데 화학군의 사업 혁신을 선도하고 조직의 변화를 이끈다.
이날 롯데그룹의 인사를 두고 그간 없었던 고강도 인적 쇄신이라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롯데그룹의 주요 축인 화학군은 대표 13명 중 10명을 교체하는 초강수를 뒀다. 그룹 전체의 임원 중에서는 22%가 퇴임해 지난해 말 대비 임원 규모는 13% 축소됐다.
주목할 부분은 1970년대 생 CEO를 대거 내정했다는 점이다. 실제 김동하 롯데면세점 대표이사 등 70년대 신임 CEO는 총 12명이다. 60대 롯데 계열사 대표이사 8명 (35%)이 퇴진했으며 60대 이상 임원의 50% 이상이 퇴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 역량과 전문성이 검증된 내부 젊은 인재들을 배치해 신 부사장과의 소통에도 간극을 좁히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롯데 측은 "글로벌 경영 불확실성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사업의 속도감과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연말 정기적으로 단행해 온 정기 임원인사 체제에서 수시 임원인사 체제로 전환한다"며 "성과 기반 적시·수시 임원 영입과 교체를 통해 경영 환경을 극복하겠다"고 말했다.
변상이 기자 difference@chosunbiz.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