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보다 '필벌'…사법·경영리스크에 삼성전자 임원 승진 최소화
||2024.11.29
||2024.11.29
삼성전자가 잔존하는 사법리스크와 반도체 업황 악화가 겹치면서 올해 임원 승진을 최소화했다. 다만 사업부문 간 ‘신상필벌’은 뚜렷했다. 불안정한 대외환경에도 선방한 디바이스경험(DX)부문은 승진자 수가 전년 대비 비슷했다. ‘삼성 위기론’의 중심인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은 승진자가 급감했다.
삼성전자는 29일 부사장 35명, 상무 92명, 마스터 10명 등 총 137명을 승진하는 2025년 정기 임원 인사를 발표했다.
이는 삼성의 콘트롤타워였던 미래전략실 해체 이후 나온 2017년 5월 인사 이후 가장 적은 승진자 규모다. 연도별 삼성전자 임원 승진자 수는 ▲2017년 5월 90명 ▲2017년 말 221명 ▲2018년 말 158명 ▲2020년 1월 162명 ▲2020년 12월 214명 ▲2021년 12월 198명 ▲2022년 12월 187명 ▲2023년 11월 143명 등이다.
사업부문별로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이 86명으로 지난해 87명과 비슷한 규모였다. 반면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지난해 56명에서 5명 줄어든 51명이 승진했다. 직급별로는 DX와 DS부문 모두 부사장 승진자가 급감한 반면 상무 승진자는 증가했다. 기존 임원의 의존도를 낮추고 세대교체를 본격화 하겠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DX 부문 부사장 승진자는 지난해 28명에서 올해 23명으로 감소했고 DS부문에서도 23명에서 12명으로 줄었다. 상무 승진은 DS부문이 54명에서 62명, DS부문이 23명에서 30명으로 각각 늘었다.
삼성전자는 임원 인사에서 미래 성장을 이끌 인공지능(AI)과 6G, 차세대 반도체 등 신기술 분야 인재를 다수 승진시켰다. 성과주의 원칙에 따라 세대교체를 추진하고 30대 상무와 40대 부사장을 발탁해 미래 성장 기반도 구축한 것이 특징이다.
AI 가전의 기능 고도화 등의 성과를 창출한 홍주선(53) 디바이스경험(DX)부문 생활가전(DA)사업부 회로개발그룹장, 스마트폰 선행 디자인 전문가인 부민혁(51) 모바일경험(MX)사업부 Advanced디자인그룹장, 업계 최고속 10.7Gbps LPDDR5x 개발 등 D램 제품 경쟁력 강화를 주도한 배승준(48) 디바이스경험(DS) 부문 메모리사업부 DRAM설계3그룹장 등이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6G 에코시스템 구축 등을 주도한 박정호(50) DX부문 CTO SR 차세대통신연구센터 부센터장, 갤럭시 AI 개발 과제를 주도한 이형철(48) MX사업부 스마트폰S/W PL2그룹장, 차세대 반도체 물질·공정 전문가 김용성(51) SAIT 디바이스 리서치 센터장 등 차기 신기술 분야에서 역량이 입증된 우수인력을 다수 승진시켰다.
부사장 승진자 가운데 가장 연령이 낮은 임원은 임성수 DS부문 CTO 반도체연구소 D램 TD1팀 부사장이다. 그는 46세의 나이에 부사장 직함을 달며, 반도체연구소에서 D램 제품 공정 개발 등을 주도하게 됐다. 그는 D램 제품 공정 통합 전문가로서 D램 스케일링 한계 극복을 위한 세계최초 수직 채널 트랜지스터(VCT) 개발을 주도하는 등 미래 경쟁력을 확보했다.
30대 상무 승진도 돋보인다. 하지훈(39세) DX부문 CTO SR 통신S/W연구팀 상무는 S/W 핵심기술 개발과 상용화를 주도한 차세대 통신 S/2플랫폼 설계 분야 전문가로, vRAN 차별화 기술을 리딩하며 통신 사업 경쟁력을 강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여성과 외국인 리더들을 대거 발탁해 혁신적 조직문화를 강화한다는 방침도 지속했다.
서정아(53세) DX부문 MX사업부 디지털 커머스팀장 부사장은 온라인 비즈니스 전문가로 거래선 파트너십 강화를 통해 프로모션을 활성화하고 데이터 기반의 영업전략을 실행하며 매출 확대에 기여했다. 시티촉(52세) DX부문 동남아총괄 TSE-S법인 상무는 외국인 리더로 발탁됐다.
신규 임원 승진자 평균 연령(마스터 제외)은 47.6세다. 작년(47.3세)보다 높아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의 경영 위기 상황 극복을 위해 성과주의 원칙 하에 검증된 인재 중심으로 세대교체를 추진하는 등 인적 쇄신을 단행했다”며 “주요 사업의 지속 성장을 이끌 리더십을 보강하면서 신성장 동력 강화를 위해 소프트웨어, 신기술 분야 인재를 다수 승진시켰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임원 인사로 경영진 인사를 마무리한 데 이어 조만간 조직개편과 보직인사를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