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넘겼지만 ‘식물 대통령’ 된 尹... 무한 탄핵에 특검까지 ‘첩첩산중’
||2024.12.07
||2024.12.07
7일 탄핵소추안 표결 불성립으로 윤석열 대통령이 일단 큰 위기는 넘겼지만, 앞으로 겪어야 할 일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정 장악력을 상실한 ‘식물 대통령’이 된 데다, 반복되는 탄핵 소추와 특검 수사 등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다. ‘김건희 특검법’이 부결된 데 대한 비판 여론도 거셀 전망이다.
앞서 국회는 이날 오후 5시 본회의를 열고 대통령(윤석열) 탄핵소추안 표결에 들어갔다. 하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이 김 여사 특검법 표결 뒤 대거 본회의장을 나가면서, 직후 상정된 윤 대통령 탄핵안은 ‘투표 불성립’으로 폐기됐다.
국회법상 투표에 참여한 인원이 의결 정족수인 200명에 못 미치면, 투표 불성립으로 탄핵안은 자동 폐기된다. 이로써 직무정지 위기에 몰렸던 윤 대통령이 가까스로 살아났다.
그러나 용산 내부는 무거운 분위기다. 대통령실은 탄핵소추안 폐기에 대한 대국민 담화 등 입장문을 발표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 운영 주도권이 여당으로 넘어갔다는 점에서, 인사 문제부터 내각 운영은 물론, 대야(大野) 관련 메시지까지 당과 조율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의 첫 메시지가 8일 오후쯤 나올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최수영 시사평론가는 이날 조선비즈와의 통화에서 “용산은 이제 모든 것을 당과 상의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며 “여당과 밤새 라인을 가동해 해법을 담은 메시지를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대국민 담화를 통해 계엄 사태에 대해 사과하면서 “저의 임기 문제를 포함해 앞으로의 정국 안정 방안을 당에 일임하겠다”고 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이 국정 운영의 주도권을 한 대표와 여당 지도부에 넘긴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사실상 한 대표의 ‘조기 퇴진 로드맵’을 수용한 것이었다.
통치력을 상실한 윤 대통령은 우선 국정 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한덕수 국무총리와 한 대표 등 당 수뇌부에 협조를 구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공식적인 외부 일정 등을 거의 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즉 권한은 있지만 행사는 할 수 없는 사실상 ‘식물 대통령’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게다가 민주당이 ▲윤 대통령 탄핵 무한 재의결 ▲'내란죄’ 윤석열 특검법 ▲김건희 특검법 ▲해병대원 특검법 통과에 전력하기로 하면서, 가시밭길을 걷게 됐다. 당론으로 김건희 특검법 부결을 택했다는 점에 대한 비판 여론도 감내해야 할 전망이다. 앞서 윤 대통령은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3회 거부권을 행사한 바 있다.
사상 초유의 ‘계엄 선포’로 국정을 혼란에 빠뜨린 것에 대한 국민의 지탄과 탄핵 요구도 계속될 전망이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한 자릿수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 국민의힘이 고려하고 있는 정국 안정 방안으로는 윤 대통령 탈탕, 임기 단축 개헌, 책임 총리제 등이 거론된다. 이 가운데 어느 카드를 선택하든 윤 대통령은 정치적으로 치명상을 입은 만큼 재기는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