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콘텐츠 온상’ 누누티비는 어떻게 법망 피해 돈 벌었나
||2024.12.17
||2024.12.17
[더퍼블릭=양원모 기자] 국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콘텐츠를 불법으로 유통한 웹사이트 '누누티비' 운영자가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 저작권범죄과학수사대(이하 수사대)는 누누티비와 후속 불법 웹사이트 '티비위키', '오케이툰' 운영자 A씨를 구속 송치했다고 17일 밝혔다. 대전지법은 다음 달 6일 구속 기소된 A씨에 대한 첫 공판을 열 예정이다.
무차별적인 콘텐츠 게시로 OTT 업체들의 '공공의 적'이었던 누누티비는 2023년 4월 사이트 폐쇄 이후에도 수많은 유사 사이트를 양산할 정도로 파급력을 가진 불법 웹사이트였다. 운영자는 누누티비 폐쇄 이후에도 '티비위키', '오케이툰'을 운영하며 범행 대상을 웹툰까지 확대했다.
문체부는 지난해 7월 관계 부처 합동으로 'K-콘텐츠 불법유통 근절대책'을 발표한 뒤 1년 4개월 만에 누누티비 운영자 검거에 성공했다. 문체부와 대전지방검찰청, 부산시경찰청, 국가정보원, 미국 국토안보수사국 한국지부, 인터폴, 해외 현지 수사기관 등이 긴밀하게 공조한 결과였다.
누누티비는 어떻게 법망을 피해 운영될 수 있었을까. 문체부에 따르면 A씨는 2021년 누누티비를 개설한 이래 도미니카공화국, 파라과이 등 해외에 서버를 두고 정부 단속을 피해왔다. A씨는 단속을 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도메인을 주기적으로 변경했다.
A씨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수사 기관의 추적을 더 어렵게 만들기 위한 추가 조치를 취했다. 서버 접속 시 다중 가상 사설망(VPN)을 사용해 IP 주소를 숨겼고, 해외 신용카드와 해외 가상 자산 거래소를 이용해 자금 흐름을 감췄다. 이는 자금 추적을 어렵게 만들어 수사를 지연시켰다.
이뿐만 아니라 불특정 다수로부터 정식 웹툰 사이트 계정을 수집해 콘텐츠를 무단으로 복제, 게시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이런 계정들은 불법 콘텐츠 업로드의 통로로 이용됐다.
누누티비는 수익 극대화에도 집중했다. A씨는 불법 도박 사이트를 홍보하는 배너 광고를 게재해 수익을 창출했다. 이와 함께 개인 간 공유(P2P) 스트리밍 기술을 적용, 영상 전송 비용을 절감했다. P2P 스트리밍은 이용자들이 서로의 컴퓨터를 통해 데이터를 공유하는 기술이다. 이 같은 방식으로 누누티비는 서버 유지 비용을 줄이면서 이용자들을 '공범'으로 만들었다.
문체부 수사대는 누누티비의 불법 행위를 밝혀내기 위해 다각적 노력을 기울였다. 금융, 가상자산, 통신 추적 수사와 서버 분석은 물론 자체 데이터 분석 도구를 개발해 수사에 활용했다.
수사대는 압수수색 현장에서 A씨가 보유한 고급 차량 2대와 고급 시계 1정,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을 범죄 수익으로 압수됐다.
정향미 문체부 저작권국장은 "A씨 검거는 K-콘텐츠 불법유통 근절대책 수립과 저작권범죄과학수사대 발족 이후 최대 성과이자 더 이상 국내 창작자들의 권리를 위협하는 불법 웹사이트 운영자들이 문체부 수사대의 수사망을 벗어날 수 없음을 보여준 사례"라며 "문체부는 계속 관계 부처와 협력하고 국제공조 수사를 강화해 창작자의 정당한 권리를 보호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