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제미나이 2.0’, 챗GPT 잡을까… 고개 갸웃거려지는 이유
||2024.12.18
||2024.12.18
[더퍼블릭=양원모 기자] 구글이 야심 차게 내놓은 인공지능(AI) 모델 '제미나이 2.0'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다. 멀티모달 기능 강화 등 기술적 진보에도 오픈AI의 챗GPT와 격차가 여전히 크다는 지적이다.
구글은 지난 11일(현지 시각) 제미나이 2.0을 공개했다. 지난해 제미나이 1.0을 선보인 지 1년 만이었다. 구글은 "지금까지 선보인 AI 모델 중 가장 뛰어난 성능을 자랑한다"며 "AI 에이전트 시대에 최적화된 모델"이라고 자화자찬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성적은 챗GPT에 크게 밀리는 모습이다. 출시 직후 폭발적 인기를 끌며 순식간에 수억 명의 사용자를 확보한 챗GPT와 달리 제미나이는 사용자 수, 웹사이트 트래픽 모두 챗GPT에 크게 뒤처져 있다. 10월까지 챗GPT 월간 이용자 수는 3억 9300만명으로 추산되는 반면, 제미나이는 4200만명으로 추정된다.
이런 격차의 배경에는 '사용자 경험(UX)'의 차이가 있다. 챗GPT는 직관적인 인터페이스와 높은 접근성으로 사용자를 끌어모았다. 유료, 무료 버전을 적절히 운영하며 수익 창출에도 성공했다. 그러나 제미나이는 구글 클라우드 계정 설정 등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사용할 수 있다. 접근 장벽이 있는 것이다.
개발자들은 코드 생성·이해 능력에서도 챗GPT를 더 높게 평가하고 있다. 이는 제미나이의 사용률 저하로 이어지면서 데이터, 피드백 부족이라는 악순환을 낳고 있다. 사용자 데이터, 피드백은 AI 모델의 성능 향상에 필수 요소다.
제미나이 2.0은 개발자를 위한 도구, API를 제공하며 'AI 에이전트' 개발을 목표로 한다. 하지만 개발자들이 챗GPT를 선호하는 상황에서 이런 전략이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사용자 중심의 경험, 신뢰도를 구축하지 않고서는 '기술적 우위'만으로는 시장 판도를 바꾸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제미나이는 한국어 능력에서도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무료 버전으로 수능 국어 문제를 풀어보게 한 결과, 정답률이 50%에 그쳤다는 보도도 있다. 일부 문제에서는 지문에 있는 기호 때문에 해석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하지만, 텍스트만으로 구성된 문제에서도 오답을 내놓는 등 한국어 이해 능력이 부족한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제미나이는 정치, 선거와 관련된 질문에 답변하지 않는다. 이는 이전 버전에서 발생했던 부정확한 정보 제공이나 환각 현상 등의 문제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되나, 사용자 입장에선 필요한 정보를 얻지 못해 답답함을 느낄 수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