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로 노동자 사망한 공장, 복구 지원 시설서 제외 논란
||2024.12.19
||2024.12.19
정부가 폭설로 피해 입은 지역을 '특별 재난 지역'으로 뒤늦게 선포했음에도 공장 등 일부 시설은 지원이 제외돼 논란이다. 이곳에서는 일명 '습설'로 불리는 무거운 눈으로 인해 지붕이 무너져내려 사망사고까지 일어났었다.
「인천일보 12월 6·19일자 1면 경기도 폭설 피해 6곳 '특별재난지역' 선포」
기후변화에 따라 앞으로도 유사한 피해가 잇따를 것으로 관측되는 만큼, 기존에 빠진 시설을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9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행정안전부는 지난 18일 전국 11개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경기도에서는 안성·평택·화성·용인·이천·여주 등 6개가 포함됐다. 이들 지역에선 피해액만 약 3716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별재난지역은 시설물을 철거하거나 복구하는 비용을 국고에서 지원받을 수 있다. 최대 80%(지자체 재정자립도 구분) 범위 내 가능하며, 지방비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에 신속한 복구 작업이 이뤄질 수 있다. 그동안 도와 각 시·군, 정치권이 정부에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서둘러 달라고 요구했던 이유다.
하지만 특별재난지역이 된다고 해도 전부 지원을 받는 건 아니다. 대통령령인 '자연재난 구호 및 복구 비용 부담기준 등에 관한 규정'에서 농어업, 축산농가, 주택, 소상공인 사업장 등으로 정하고 있다. 공장이나 시장 등 빠진 시설은 정부나 지자체가 '필요하다고 인정될 시'라는 기준을 적용, 관련 기금을 통해 조치하도록 하고 있다.
과거부터 운영된 해당 규정은 비닐하우스 등 상대적으로 재난에 취약한 시설이 1차 산업 분야에 많다는 점을 반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과적으로 지역마다 수백곳에 달하는 시설이 직접적인 복구 비용 지원은 받지 못하고 있다. 실제 안성시가 지난 13일 신고 기록을 토대로 국가재난안전관리시스템(NDMS)에 입력한 공장 시설만 258곳에 달한다.
지난 11월 27~28일 이틀간 쏟아진 이번 폭설의 경우, 내부에 수증기를 포함해 일반 눈보다 3배가량 무거운 습설인 탓에 공장 구조물마저 붕괴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았다.
안성 서운면에서 70대와 40대 노동자 2명이 사망한 사고 현장도 한 곳은 자동차부품제조 공장이었다. 다른 곳은 금속부품제조 공장이었다. 수원시 장안구에선 인테리어 필름 공장 내 5000㎡여 규모의 창고 천장이 무너지는 사고도 발생했다.
한 지방자치단체 관계자는 “폭설이 워낙 강해 이례적으로 공장이 버티지 못하고 무너지는 피해가 많았다”며 “특별재난지역에 따른 지원 대신에 저렴한 이자의 융자보증을 받는 방법은 있지만, 향후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이 논의될 이유가 충분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부에 건의사항이 전달됐으나, 실질적인 제도 개선은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예산 증가가 불가피해 중앙부처 간 협의 등 절차를 밟아야 한다.
김보라 안성시장은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피해 접수된 건 중 일부는 정부 기준에 맞지 않아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됐다. 기준을 완화해줄 것을 건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행안부 관계자는 “재난지원 제도가 각 부처에 있는 걸 모두 취합한 형태로, 공장을 포함한다면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지원을 결정해야 한다”며 “다만 인명피해는 시설과 별도로 모두 위로금, 재해구호기금 등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
